1College of Nursing, Catholic University of Pusan, Korea.
2Department of Nursing, Masan University, Korea.
3Graduate School, College of Nursing, Pusan National University, Korea.
PURPOSE
This study was aimed to explore the work experience of nurses who transitioned from the patient nursing department to administrative departments.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1 nurses who had worked in departments of human resources, education and training, medical insurance review, information technology, and quality improvement.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dividual interviews done between December 2017 and July 2018 and were analyzed in terms of Giorgi's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The research question was ‘What kind of experience did you have as you transition to a new role from a nurse to a hospital administrative nurse? What are the challenges in carrying out a new role? How do you overcome obstacles and adjust to being a hospital administrative nurse?’ RESULTS: The main essence of the administrative nurses' work adjustment experience is represented by six components; 1) Beginning of a new challenge in conflict, 2) Running into barriers, 3) Struggling to take root, 4) Recognizing changes in the hospital, 5) Gradually adjusting to change, 6) Becoming a proficient hospital administrative nurse.
CONCLUSION
Based on these findings, it is essential to create systems that enable administrative nurses to adjust to their work without confusion, and continuously develop programs to enhance their competence.
This study was aimed to explore the work experience of nurses who transitioned from the patient nursing department to administrative departments.
The participants were 11 nurses who had worked in departments of human resources, education and training, medical insurance review, information technology, and quality improvement. Data were collected through in-depth individual interviews done between December 2017 and July 2018 and were analyzed in terms of Giorgi's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The research question was ‘What kind of experience did you have as you transition to a new role from a nurse to a hospital administrative nurse? What are the challenges in carrying out a new role? How do you overcome obstacles and adjust to being a hospital administrative nurse?’
The main essence of the administrative nurses' work adjustment experience is represented by six components; 1) Beginning of a new challenge in conflict, 2) Running into barriers, 3) Struggling to take root, 4) Recognizing changes in the hospital, 5) Gradually adjusting to change, 6) Becoming a proficient hospital administrative nurse.
Based on these findings, it is essential to create systems that enable administrative nurses to adjust to their work without confusion, and continuously develop programs to enhance their competence.
최근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인한 의료서비스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의료기관 간의 경쟁 심화와 정부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으로 병원 경영과 의료서비스 전반에 걸쳐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1]. 또한, 의료기관들은 환자와 가족들이 전문적이고 개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요구하는[2]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효율적인 병원 경영 모색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3, 4].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임상간호사들에게 병원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병원행정부서 간호사의 전문적인 역할 수행에 대한 요구도가 증가하고 있다[1]. 병원행정직 인력은 직접 의료행위를 담당하지 않지만 의료영역에 대한 지원과 보조를 하고 병원조직의 유지를 위한 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말하는데[5], 2018년 병원간호사회 보고에 따르면 150병상 이상 190개 의료기관에서 병원행정직 업무를 맡고 있는 간호사는 4,681명으로 전체 간호사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보험심사, 의무기록, 물품관리, 총무, 구매, 원무, 인사, 정보전산, 적정진료, 진료협력, 교육 및 연구 등 다양하였다[6].
현재 병원행정직 간호사는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업무를 하다가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후 행정 분야로 이동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1, 7], 임상간호사와 비교하였을 때 주관적 업무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 그러나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직무나 역할에 관한 규정과 제도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부서이동 후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뿐 만 아니라, 타 직종과의 갈등과 인간관계 등의 문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8]. 이처럼 병원행정직 간호사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수행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므로 이에 대한 심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병원행정직 간호사와 관련된 국내연구로는 보험심사 간호사, 진료협력센터 간호사의 역할과 직무분석[9, 10, 11] 등이 있으나, 이는 특정 행정분야 간호사의 업무현황 파악에 국한되었다. 국외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관련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주로 간호행정가의 역할과 관리자로서의 역량개발에 초점을 두었고[12, 13, 14] 최근 들어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특성, 근무 현황 및 업무 내용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었다[1, 7]. 이러한 연구는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전반적 실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이들이 행정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겪는 실제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질적연구로는 임상간호사의 의료급여 사례관리자로의 역할 적응연구[15]가 있으나 업무의 중요성과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총체적인 업무 경험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비롯한 각종 대외평가와 의료서비스 질 유지, 내부고객인 직원교육과 경력개발 및 병원의 각종 지표관리 지원 등 병원 경영 전반에 걸쳐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역할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직접적인 환자간호 업무를 하던 간호사가 병원행정 업무수행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이들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자는 Giorgi [16]의 기술적 현상학을 적용하여, 참여자가 제시하는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간호사가 행정부서로 부서이동 후 업무적응 과정에서 겪는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 전반에 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고,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역량 강화방안 모색 및 인적자원개발 시스템 마련을 위한 자료로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간호사가 병원행정부서로 이동 후 업무수행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생생한 경험에 관하여 총체적으로 탐구하여 이들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밝혀내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문제는 “간호사가 병원행정직 간호사라는 새로운 역할로 옮겨가면서 어떠한 경험을 하며, 그 속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병원행정직 간호사로 적응하는가?”이다.
본 연구는 병원행정부서로 근무 이동한 간호사의 업무적응 경험을 이들의 시각에서 총체적으로 탐구하고 이해하기 위해 Giorgi [16]의 분석방법을 적용한 기술적 현상학 연구이다.
본 연구는 B시와 Y시 소재 3개의 대학병원 행정직 간호사 중에서, 환자간호 경력 3년 이상, 병원행정부서 경력 1년 이상인자를 참여자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첫 번째 참여자는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솔직하게 나눌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 자를 행정부서 관리자로부터 추천받았고, 이후에는 동질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부서와 연령대의 업무적응 경험이 담길 수 있도록 행정부서 관리자 또는 이전 참여자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근무부서와 경력을 토대로 참여자를 선정해나가는 방식의 목적적 표집 방법을 사용하였다. 병원간호사회 보고서[6]에서 제시한 행정직 간호사 영역을 참고하여 다양한 부서의 행정직 간호사를 참여자로 선정하였으며, 참여자는 총 11명, 모두 여성이었다. 연령은 30대 8명, 40대 3명, 기혼자가 8명이었으며 학력은 석사과정 이상이 8명이었으며, 이들의 행정부서 경력은 1년에서 8년, 총 근무 경력은 평균 10.4년이었다. 참여자의 현재 담당업무는 교육연구 담당 3명, 적정관리팀 3명, 진료지원 행정팀 2명, 인사관리 담당 1명, 정보전산실 1명, 보험심사실 1명이었으며 교육연구담당 간호사 중 1명은 현 업무를 맡기 전 보험심사실 경력이 2년 있었다.
자료수집은 2017년 12월 10일부터 2018년 8월 16일까지 약 8개월간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수집하였다. 1차 면담은 참여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병원 근처의 조용한 카페 또는 연구자의 연구실을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1차 면담은 평균 1시간 30분 내외로 소요되었고, 1차 면담 후 의미가 불명확하여 추가 확인이 필요한 3, 9, 11번 참여자에게는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약 10~20분간 추가면담을 진행하였으며 더 이상 업무적응과 관련된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한 시점에서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심층면담은 “병원행정직 간호사로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에 관하여 이야기해 주십시오.”와 같은 비구조화된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다양한 개념과 범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질문을 하였고,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참여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연구자가 추구하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한 방향으로 참여자의 대답을 유도하거나 대화를 이끌어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였다. 녹음한 면담내용은 생생한 정보와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면담 종료 직후 면담을 진행한 연구자들이 직접 녹음 내용을 들으며 그대로 필사하였다. 면담을 진행한 연구자들은 텍스트 구성 시 면담 도중 참여자들의 비언어적 행동에 대해 작성한 메모도 포함시켜 자료의 정확성을 높였다.
자료분석은 Giorgi [16]의 기술적 현상학 연구의 분석절차에 따라 진행하였고, 코딩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로부터 의미단위를 분리하고 구조화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질적자료분석 프로그램인 Nvivo Pro 12.0을 보조적으로 활용하였다. 분석의 구체적 절차는 첫째, 자료의 전체적인 느낌을 갖기 위하여 11명 참여자의 전체 진술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적으로 읽었다. 둘째, 필사본 전체를 Nvivo Pro 12.0 프로그램으로 불러온 후, 진술문을 다시 읽으며 참여자의 표현양식이나 사용 어휘는 다르지만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경험을 나타내는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진술을 의미단위로 분리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셋째, 주제의 구체화를 위해 추출된 의미단위를 검토하면서 참여자들에 의해 표현된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경험을 학문적 기술로 전환하였다. 연구자 2인이 Nvivo Pro 12.0을 활용하여 도출한 각각의 의미단위는 연구자 전원이 사전 공유 후 2회의 모임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며 통합 · 조정한 후 구성요소로 분류하고 범주화하였다. 이후 각 참여자의 진술문 속에 구성요소들이 모두 드러나는지 검토하는 작업을 거친 후 구성요소를 통합하여 일반적 구조적 기술을 하였다.
연구자들은 대학원 과정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이수하였고, 여러 질적연구학회 및 콜로키움에 정기적으로 참석하여 질적연구를 위한 역량 함양에 힘써오고 있으며, 연구자 중 2인은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하여 다수의 학회지에 다양한 질적연구방법을 적용한 논문을 게재하였다. 뿐만 아니라, 연구자 중 3인은 상급종합병원 간호사로 10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어 참여자들과의 면담과정에서 유대감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를 토대로 연구자들은 참여자가 제시한 경험의 구조와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준비를 충분히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연구는 Lincolin과 Guba [17]의 질적연구 평가 기준에 근거하여 연구의 질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신빙성(credibility) 확보를 위해 면담 시 편견이나 선입견을 최소화하면서 참여자의 진술을 경청하고, 녹음된 자료는 생생한 정보와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면담 당일 필사하였으며, 분석된 개념에 대해 참여자에게 보여주고 참여자의 의도대로 정리가 되었는지 검토를 받았다. 도출된 결과에 대한 적용성(transferabilty) 확보를 위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병원행정직 간호사 3명에게 본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공감 여부를 확인하였다. 일관성(dependability) 확보를 위해 연구자들은 자료분석 시 Giorgi[16]의 분석법을 충실히 따랐으며 도출한 의미들을 비교하고 통합하였으며,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토론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간호대학 교수 2인에게 도출된 주제들의 타당성 검토를 받았다. 확증성(confirmability) 확보를 위해 면담 시 편견이나 선입견을 최소화하면서 참여자의 진술을 경청하고, 판단중지를 통해 자료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참여자들의 경험에 관한 의미를 도출해내고자 노력하였다.
본 연구는 기관의 연구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진행하였다(IRB No: H-1712-011-062). 자료수집 전 참여자에게 연구목적과 면담방법, 예상 소요시간, 면담내용의 녹음, 녹음된 자료의 필사 및 연구자료의 보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참여자의 비밀보장, 익명성 유지 및 연구참여 중단과 철회에 설명한 후 연구참여 및 녹음 동의에 관한 자필서명을 받았다. 전사된 자료에서 대상자를 식별할 수 있는 모든 정보(이름, 나이, 소속, 전공 등)는 제거하였다. 녹음 파일과 전사된 자료는 비밀 잠금장치가 된 컴퓨터에 저장하였고, 연구노트는 잠금장치가 있는 서류함에 보관하였으며, 연구결과 보고 및 발표 후 삭제, 파쇄하여 완전히 폐기할 예정이다. 면담이 종료된 후에는 연구참여에 대한 보답으로 소정의 상품권을 증정하였으며, 최종 연구보고서에는 참여자의 신상이 노출되거나 추측되지 않도록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은 제외하였다.
본 연구결과 병원행정부서로 이동한 간호사의 업무적응 경험은 참여자들의 403개의 주요 진술문들을 토대로 171개의 의미단위로 추출하였으며, 이 의미단위를 바탕으로 비슷하거나 같은 경험단위인 22개의 주제를 도출하였고 이를 ‘흔들리는 갈등 속에 도전이 시작됨’, ‘장벽에 부딪힘’,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함’, ‘병원 내에서 달라진 변화를 느낌’, ‘서서히 변화에 적응함’, ‘병원행정직 간호사로 자리매김함’의 6개의 중심의미로 범주화하였다(Table 1).
Table 1
Experience of Participants Working in Hospital Administrative Departments
참여자들은 행정부서로의 이동을 제안 받았을 당시 불규칙한 교대근무와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환자들을 돌보면서 느끼는 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상태였다. 또한, 경력간호사에게 요구되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나 상사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겪거나, 환자 간호에 대한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부서로의 이동을 제안 받았다.
병동에 있을 때 한참 사람 대하는 게 힘들고 보호자들한테 너무 많이 치이고, 수선생님과도 너무 스타일이 안맞아서 몇 달 동안 진짜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출근했어요. 여차하면 그만두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수선생님이 “행정부서로 갈래?” 하시더라구요.(참여자 7)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는 몸을 써야 하는 경우도 많고, 환자를 들거나 기계운반… 내가 너무 지쳐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을 때였어요. 그 때 마침 수선생님이 보험심사 실에 TO가 났다고…(참여자 3)
참여자들은 불규칙한 3교대 근무보다 규칙적으로 평일 저녁 시간과 주말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근직을 마음속으로 간절히 희망하였지만, 간호사로서 3교대 근무는 불가피한 숙명이었다. 미혼자보다 어린 자녀를 둔 기혼자가 규칙적인 생활에 대한 바람이 더욱 컸고, 이러한 바람이 행정부서로의 이동을 결심하게 된 공통적인 주요 요인이 되었다.
첫 아이 출산 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까지 총 15개월 후 복직했을 당시 둘째아이 임신으로 힘이 들어 상근직을 가면 정말 좋겠구나 싶었는데 제안을 받았어요.(참여자 9)
제가 밤 근무를 하러 나가는 날이면 아이가 매번 폴짝폴짝 뛰며 너무 울어대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출근을 하거나, 아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놓고 몰래 나오곤 했죠. 밤새 힘들게 일하고도 아침에 집에 가면 아이는 놀아달라며 나만 붙들고 매달리니…(참여자 5)
대부분의 참여자는 자신이 속해있는 행정부서로 오기 전 상급자로부터 행정직 업무에 대한 제안을 받았지만 참여자 2명은 통보형식으로 부서이동 사실을 알게 되었다. 행정부서 이동에 대한 제안 또는 통보를 받은 참여자들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고, 나에게 주어진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하고 부서이동을 결정하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안이더라도, 병원에서 새로운 경력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직업적인 전문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행정부서 이동을 선택하였다.
제가 6년 차 때 석사과정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적정관리실에 제 연차 경력의 사람이 급하게 한 명 필요했는데 근무기준에 석사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거든요. 저에게 기회가 온 것 같았어요. 며칠 생각하다가 한번 경험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가겠다고 했어요.(참여자 1)
어느 날 갑자기 ‘행정(인사담당)으로 가게 됐다.’고 하시길래 ‘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하고 되물었어요. ‘배우면서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봐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거절하면 안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또 행정업무도 배워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뭣 모르고 뛰어들었어요.(참여자 2)
참여자들은 행정부서로의 이동을 제안받았을 당시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교차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진술 내용은 ‘두려움’, ‘기대감’, ‘도전의식’, ‘자신감’, ‘설렘’, ‘긴장감’ 및 ‘자부심’ 등의 의미단위였다. 경험해보지 못한 행정업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기대감이나 설렘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사실 상근직은 일반간호사들에게는 승진의 기회일 수 있거든요. 다들 은근히 바라고 발령받는 것을 부러워하는… 저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왔을 때 선택받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만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도 있었기에 심경이 좀 복잡했어요.(참여자 9)
10년도 넘게 병동에서 일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새로 가는 부서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어서, 그래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되고… 한편으로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나 자신에게 최면?이런 걸 걸어보기도 하고….(참여자 11)
병동과는 다르게 좁은 공간, 정적인 분위기, 자신의 업무에 열중하는 부서원들의 모습만 보이는 사무실 환경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게만 느껴졌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 눈치만 보게 되었다. 업무와 관련된 대화 외에는 기계음이 대부분인 업무환경은 부서 이동 초반 긴장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또한, 다른 부서이동 또는 사직이 예정된 전임자로부터 짧은 기간 동안 전체 업무를 인계받거나 행정부서 책임자에 의해 부서에 대한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만 받고 업무에 바로 투입되다 보니 체계적인 업무 인계나 교육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였으며, 스스로 업무를 파악해가며 익숙하지 않은 일들을 해내어야만 했다.
처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병동에서는 환자나 보호자, 동료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일했는데 간호부는 각자 자기가 맡은 일들을 한다고 정말 대화도 안 하고…. 키보드 자판(두드리는) 소리,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대부분이었어요. 긴장감만 가득했어요.(참여자 5)
나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데 가르쳐주지도 않고, 프리셉터가 있을 겨를이 없었어요. 다들 자기 업무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저에게 오티를 줄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그때그때 물어보면서 겨우겨우 일을 해나갔어요. 처음에는(이러한 상황이) 너무 감당하기 힘들었어요.(참여자 8)
주요업무가 24시간을 기준으로 반복되는 임상영역과는 다르게 기존에 없던 절차를 마련해야 하거나, 자신이 새롭게 맡은 업무에 대해 빨리 파악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인해 부서이동 초반 심리적 부담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전 경험이 전혀 없는 새로운 업무들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능력은 자신의 의지만큼 따라주지를 못해 안절부절못하였다.
딱 4일(전임자에게) 설명 들은 것이 전부이고, 출근하면 매번 새로운 업무들이 밀려오는데 마음은 급하고 일 처리는 제대로 안 되고, 나중에는 정말 멘붕이 왔죠.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나한테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얼마나 탔는지(몰라요).(참여자 2)
업무 인계를 받을 때는 설명 들은 내용을 노트에 열심히 정리도 하고 했지만, 막상 혼자 하려고 하니 잘 모르겠고, 처리해야 하는 일은 자꾸만 늘고, 시간만 가고, 계속 물어보니 나중에는 행정직원한테는 괜히 내가 미안하고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참여자 5)
행정직의 경우 대부분이 기획부터 수행, 평가까지 문서화된 보고서 작업이 많아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생소한 용어들과 절차 등으로 당황하였다. 업무이동 초반 서류작업 시 실수가 잦았으며 문서가 완성되기까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를 계속 반복하거나, 비판적 사고 없이 전임자가 해놓은 업무를 그대로 베껴내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게 느끼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였다.
항상 월말에는 다음 달 업무계획을 짜거든요. 제가 그걸 만들어야 했는데 평소에는 엑셀 이런 것을 안 쓰다 보니 익숙치가 않고, 그러다 보니 업무계획서 한 장이 통과되려면 일주일 동안 수도 없이 고쳐야 했어요.(참여자 1)
초반에는 기안서 한 장도 제대로 통과하지를 못했어요. 정말 신경을 써서 작성하긴 했지만 요령이라는 것 없이 그냥 전임자가 해놓은 문구를 그대로 베껴내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어요. 혼도 많이 나고, 내가 이러려고 여길 선택한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11)
행정부서의 특성상 타 직종이나 여러 다른 부서와 함께 업무를 처리하거나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병동이나 중환자실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환자 우선으로 대부분 간호업무를 처리하던 습성이 그대로 남아 업무처리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다 보니 타 직종 및 타 행정부서와의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경험하였고, 일부 참여자들은 스스로 위축되는 느낌도 받았다.
나는 의뢰받은 내용을 빨리 정리해서 전산팀에 연락을 하는데, 전산팀에서는 우리 간호부 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여러 부서 일도 동시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일의 우선순위가 있더라구요, 처음에 내가 그걸 몰라서 이것저것 계속 재촉하니까 전산팀에서도 힘들어했어요.(참여자 4)
옮기고 나서 일주일도 채 안되었을 때 병동 간호사가 교육출장여비가 처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관련부서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달라고 재촉을 했어요. 그런데 그 직원은 자신이 하던 업무부터 하고 오후에 연락을 준다는데 저는 그때까지 못 기다린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언성이 높아지면서 나중에는 감정이 격해졌죠. 지금 생각하면 제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참여자 6)
공통적으로 참여자들은 옮겨간 행정부서에서의 업무적응을 위하여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을 반복하거나, 업무 관련 자료를 집으로 가져가 잠들 때까지 틈틈이 보았다. 행정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필수 업무 능력이 부족함을 깨닫고, 생소한 행정용어나 서식, 문서작성 프로그램 등에 빨리 숙달되고자 워크숍에 참석하거나 관련 서적 또는 근무 외 시간 주변인을 통해서 배우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사무실에 혼자 우두커니 남아서 업무를 정리하거나 주말에도 출근하여 여러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며 업무를 익히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1년 가까이 했었던 것 같아요. 주말에도 나와서 각종 고시관련 자료를 보고 익힌다고… 나보고 남아서 일을 하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남들처럼 일하려면 처음에는 그렇게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참여자 3)
일을 하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나니까, 기안 작성이라든지 원포인트 보고서작성 뭐 이런주제 교육도 받고, 엑셀은 아예 써본 적이 없었는데 서류작업의 반 이상이 엑셀이니 주말에 남편한테 물어도 보고, 책을 한 권 사서 아예 책상 앞에 두고 일했어요.(참여자 10)
참여자들은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수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과도하게 긴장하여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출되는 경험을 하였고, 업무에 대한 걱정에 불면증이나 두통, 소화불량, 피로감 및 활기 부족 등의 건강문제도 겪었다.
예를 들어 회람을 작성은 전체 부서에 뿌려지는 것이니 그만큼 완벽해야 하는데, 실수라도 하게 되면 그 뒤에 제가 받게 되는 이미지 타격도 어마어마하고…(참여자 1)
수술 환자(퇴원서류)를 심사했는데 수술료를 안 넣었는데 심사완료가 되었다고… 비용이 2천만 원이었어요. 그 일을 해결하느라, 여러 사람 퇴근도 못하고 저는 경위서 쓰고. 업무 숙달되기 전까지는 이런 일이 반복되니 소화도 안 되고 잠도 푹 못 자고. 제 흰머리가 그때 엄청 늘었어요.(참여자 8)
참여자들은 행정업무 수행 시 업무에 대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거나 동료나 타부서 직원과의 관계,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 등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며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삼키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참여자들은 우울해하거나 부서이동을 선택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지금의 과정을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로 삼으려고 노력하면서 자신을 격려해나갔다고 회상하였다.
마음속으로 운 건 셀 수도 없구요. 먼저 행정부서로 가있는 동기한테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해서는 울었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엔 정말 모르겠더라구요. 친구한테 좀 털어놓고 나면 또 ‘조금만 더 견디자!’ 하고 저한테 최면을 걸었죠.(참여자 3)
처음에는 업무 마치고 혼자 운 적도 많았어요. 내가 아는 것도 없는데 나한테 요구하는 자료는 넘쳐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그래도 내가 선택해서 온 길이니까, 여기 사람들도 처음부터 잘 한 건 아닐 거니까, 나도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어요.(참여자 9)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부서이동 초기 타부서 직원과의 관련 업무처리 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업무에 적응하면서 협조적인 자세는 유지하되 각자의 업무와 책임소재의 구분이 명확한 행정부서 직원의 특성에 자신도 점점 맞춰가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제가 행정부서를 보고 놀란 건 연차가 어려도 자기가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당당히 이야기하더라고요. 처음에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아주 조심스러웠는데 기한 안에 마무리를 못하면 내가 지장을 받으니까 요청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당당하게 의사 표현을 해야겠더라고요.(참여자 8)
일을 하면서 요령이 생기니까, 저도 강하게 나갈 때는 강하게 나가고, 계속 일을 협조하며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일 때는 좀 부드럽게 강약을 조절하며 지금은 일을 하고 있어요.(참여자 6)
참여자들은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강했던 간호조직을 떠나서 행정부서에서 각자 맡은 독립된 업무를 수행하면서 선배간호사나 수간호사와의 관계가 과거와는 차이가 있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였다. 한 병동에서 함께 업무를 할 때는 항상 보고를 주고받던 관계였으나, 이제는 업무에 대한 문의나 협조를 구하는 수평적인 관계로 변해가는 경험을 하였다.
제가 신규 때 프리셉터였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엄청 무서웠거든요. 그 병동에서 환자안전 사고가 발생해서, 선생님이 저한테 처리절차를 문의해 올 때 예전이었으면 나는 한참 아래에 있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다른 영역에서 서로 존중받는 느낌(같은 거요).(참여자 1)
병동에 있었다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 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저를 몰랐겠죠. 그런데 여기서 일을 하면서는 제가 담당하는 업무가 있다보니, 수선생님도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처리절차를 물어보거나 의논하거나 이런 관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어요.(참여자 5)
참여자들은 행정직으로 옮겨 온 후에는 함께 일하며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동료들에게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거나 자신의 고민을 나누기가 쉽지 않다고 진술하였으며 업무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현장은 모르고 탁상공론만 하는 사람으로 치부되는 것이 속상하다고 표현하였다.
처음 부서 옮겼을 때는 그래도(전 부서 사람들과) 이야기가 잘 통하고 그랬는데 이젠 벽 같은 게 생긴 느낌이에요. 예를 들어서 낙상예방을 위해 어떤 방안을 찾아서 제시를 하면(환자간호 영역에 있는) 선생님들은 네가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하죠.(참여자 1)
병동에서 마음 터놓고 일했던 동기들인데, 이제는 하는 일이 다르다보니 가끔 만나도 공감대가 이전보다 훨씬 적죠. 웃으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긴 하나, 제 업무가 또 예민한 부분이다 보니 업무 관련 이야기는 잘 안 하게 되고… 약간의 거리감? 이제는 이런 게 느껴져요.(참여자 2)
참여자들은 행정부서 안의 간호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업무를 처리하는 자신의 모습이 병원 경영진이나 타 직원들에게 평가받는다는 생각도 들었고, 업무상 관계하는 부서장 및 여러 부서 직원들의 시선도 신경 쓰여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는 편이었다.
여긴 말이 많은 곳이잖아요. 몇 명 거치다 보면 내가 하지 않는 말들이 내가 한 것처럼 되어있고, 그러다 보니 최종 결정이 나서(부서장) 승인이 나기 전까지는 절대 이야기 안해요.(참여자 2)
모든 게 조심스럽죠. 내 행동, 말투 내 모습이 우리 부서에 대한 평가가 될 수도 있고, 또 행정직 간호사에 대한 전체 평가가 될 수도 있고. 또 제가 의사소통해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타부서의 상급자들이거나 관리자인 경우가 많다 보니 더 신경 쓰여요.(참여자 6)
명확한 절차나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생소한 업무를 마주하는 상황에 부딪히며 업무를 해나갔지만, 행정업무 수행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나간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 내용이나 처리절차를 조금씩 알아가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내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지면서 당황만 했다면, 지금은 내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더라도 관련 기준을 어디서 어떻게 찾고, 어느 부서에 연락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요령이 생긴거죠. 어느 순간 문제를 해결 방향을 알게되더라구요.(참여자 3)
제가 맡고있는 업무 자체가 한 사이클(1년 주기)은 돌아야 업무에 감이 잡힌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신규교육이나 행사를 준비하려고 할 때 하나도 모르겠고 그랬는데 일 년쯤 지나니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조금 알 것 같았어요.(참여자 6)
대부분의 참여자는 병동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동료 간호사, 의사를 비롯하여 여러 직종의 사람들이 오가며 정해진 업무 일정대로 맞춰가야 하지만, 행정부서의 경우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자신만의 자리에서 업무를 해나가며, 스스로가 업무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여겼다.
출근하고 나서 병동만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것, 점심시간이 되면 정말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일을 중단하고 밥을 먹으러 갈 수 있는 것. 병동에서는 그런 부분이 힘들잖아요. 여기서는 내가 다 못하면 남아서 하면 되고, 반대로 서둘러 해놓고 여유를 가질 수도 있구요.(참여자 5)
병동에서 데이 근무할 때에는 은행 업무를 보는 건 상상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그래도(업무 중에) 짬을 내서 잠시 원내 은행에도 다녀올 수 있어요.(참여자 7)
행정부서는 동료들이 협력해서 간호업무를 수행하고, 다음 근무자에게 인계를 하는 병동과는 달리, 각자 자기가 맡은 고유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업무를 대신 해주는 사람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처리하고, 오류가 생겼을 때는 오롯이 자신의 책임이 되는 점에 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병동에서는 다음 번한테 인수인계 주고 퇴근하면 끝이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평일에 길게 휴가를 가는 것은 상상도 못 해요. 쉬는 날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돌아가서 해야 하는 내 업무가 쌓여가는 거니까…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완전히 병원 생각에서 떠날 수가 없고…(참여자 1)
여기서는 내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리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에요. 내가 오늘 안 하면 내일 또 이어서 해야 하고 온전히 내 업무니, 내가 놓쳐버리거나 하면 그게(상급자에게) 다 드러나 보이니까 그게 참 부담스러워요. 제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참여자 8)
참여자들이 환자 간호 영역에서 행정부서로 옮겨오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교대근무가 아닌 상근근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휴가나 주말에 개인적인 약속을 계획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점에 대해 모든 참여자가 만족하고 있었다.
주말에 쉬면서 아이들을 챙길 수 있고, 명절에 친정에 갈 수 있다는 것, 밤에 잘 수 있는 것, 내가 일을 못해서 남아서 일을 하는 것이지 정시에 퇴근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밥을 먹고 잠시 은행 볼일이라도 볼 수 있다면 병동에서는 그런 꿈도 못 꿀 일이잖아요.(참여자 3)
소위 일상생활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고 주말, 공휴일이면 쉴 수 있고, 성수기와 비성수기도 알게 되었지요. 가족이 모여 밥을 먹고 외출하는 것이, 정말 사소한 일상인데 그러한 시간을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큰 건지는 이 일을 하면서 느꼈어요.(참여자 9)
참여자들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성과를 내거나, 상급자에게 인정을 받을 때 높은 성취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부서이동 초반과 업무파악 시기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업무성과를 인정해주거나 보상해줄 때 성취감과 함께 동기부여가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번에 옥외정원으로 연예인이 와서 노래를 불렀거든요. 그때 병원에 입원해있던 많은 환자들이 그 공연을 보러 갔었고, 그 이후로 저희 부서 실장님이 ‘이건 몇십 억의 홍보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이를 계기로 해외연수도 다녀오고…(참여자 1)
(교육)행사 후에는 몸도 마음도 지치지만, 별 문제 없이 끝나고 나면, 또 수고했다고 위에 분들께서 한마디라도 건네주시면 또 보람도 느끼고 다음 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참여자 5)
병원행정직 경력 만 2년이 되지 않은 3명을 제외한 8명의 참여자들은 행정업무에 어느 정도 적응하였다고 표현하였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양한 직원들이 각자 어떤 업무를 수행하며 이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협력해야 하는지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뿐만아니라 행정업무에 적응을 하였다고 진술한 참여자의 경우 업무의 긴급도와 중요도를 따져서 우선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되었으며,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여기 온 지 이제 8년째인데, 이제는 내 업무 뿐만 아니라 우리 부서 업무에 대해서 다 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이 업무 처리를 위해서는 어느 부서에 연락을 해야 하고…(중략) 이제는 여기서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고, 또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요.(참여자 1)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여기 와보니 병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보여요. 병원을 전체적으로 보는 거죠. 어떤 직원들이 이런 일을 하고. 저런 일을 하고… 그러면서 내가 만약에 위로 조금 더 올라갔을 때 이 경험이 엄청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멀리 크게 봐지는 거죠.(참여자 11)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기였던 부서이동 직후에는 업무를 하는 중간중간 병동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고군분투 끝에 행정부서 업무에 적응하게 되면서부터는 이제는 쉽게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추억에 젖기도 하였고, 병원행정직 간호사로서 부서는 다르지만 내 동료 간호사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병동에 대한 그리움… 그 시절이 그립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어요. 지금은 병동간호사들을 위해서 제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 항상 기억하려고 해요. 저의 작은 실수로 병동 업무를 하는데 인원이 모자라게 되기도 하고, 승진에서 누락될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을 높지 않고, 제 자리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참여자 2)
나랑 입사 동기가 지금도 3교대 하며 힘든 곳에 있는데, 나만 나와서 이렇게 지내는 것이 많이 미안해요.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내가 이 미안한 마음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내가 맡고 있는 전산정보 역할을 잘 해서 우리 간호사들이 일할 때 좀 편하고, 전산 작업보다 환자 곁에서 좀 더 있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이 미안함을 덜 수 있는 길이겠구나.(참여자 4)
본 연구는 병원행정업무를 하는 간호사의 경험의 구조를 상황적 맥락 속에서 내용적 흐름에 따라 간략히 제시하고자 하였다. 참여자들은 불규칙한 교대근무와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소진 등으로 신체적, 심리적으로 힘겨움을 느끼던 시기에 행정직 근무라는 제안을 받았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기혼자의 경우 평소 규칙적인 근무에 대한 갈망은 있었지만, 막상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행정부서로의 이동은 기대와 설렘도 있는 반면 막연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느꼈다. 내적 갈등 끝에 자신에게 주어진 또 다른 기회라는 생각으로 이동을 결심한 참여자들은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처음 마주한 현실은 큰 장벽과 혼돈의 연속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양의 생소한 업무인계를 받고 긴장감 가득한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업무를 해나가는 것은 이들에게 심적으로 벅찬 부담이 되었다. 임상현장에서 환자간호를 해오다가 여러 부서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밀려오는 벅찬 업무에 대한 처리와 조정 능력이 부족하여, 실수를 연발하는 등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혼란을 겪던 참여자들은 빠른 시일 내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한 수행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퇴근을 늦추고 근무시간 외에도 출근하여 관련 자료를 들여다보거나 문서작성에 대해 익히고 업무 관련 워크숍에도 참석하는 등 부단한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생소한 업무들을 혼자 처리해나가는 과정에서 겪는 심적인 부담감은 신체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하였다. 행정직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을 격려하였고, 눈물로 마음을 다독이며 새로운 부서에서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병원 내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과 관계하며 업무를 하며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갔다. 타 부서 직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업무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자 하였으며, 부서 이동 전 상하관계에 있던 동료와의 관계도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존중하며 협조를 구하는 관계로 변화하였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부딪치며 업무를 해나가는 속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와 타인의 시선들을 신경 쓰며 언행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참여자들은 조금씩 업무에 대해 익숙해지는 경험을 하였고, 이전에는 정해진 근무표와 숨가쁘게 돌아가는 병동에 자신을 맞춰갔다면, 이제는 업무처리 순서나 속도를 스스로 조정하면서 일을 하였다. 반면 여러 사람이 업무를 함께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혼자서 해야 하는 점에 대하여 부담을 느끼면서도 휴일이면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계획을 세워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등 소소한 일상의 변화에 만족해하며 적응해갔다.
참여자들은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경험을 통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업무에 대한 성취감도 맛보게 되고 전체를 바라보는 더 넓은 시각과 능숙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각자 자리매김해 나갔다.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병동 생활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환자간호 영역에서 매일매일 애쓰고 있을 동료 간호사를 위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는 등 행정직 간호사로 한층 성장해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본 연구를 통한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경험은 22개의 주제와 6개의 중심의미로 나타났다. 업무적응 경험의 첫 번째 중심의미는 ‘흔들리는 갈등 속에 도전이 시작됨’으로 간호사들은 신체적,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는 상태에서 부서이동 제안을 받았다.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것처럼 간호사의 부서이동은 개인의 적성과 희망 여부보다 일방적으로 병원의 필요에 의해 통보 또는 제안을 받는 식이었으며[18], 기혼간호사들은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이동을 결심하였다. 이는 간호사의 이직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이 소진[19], 육아와 병원업무 병행의 어려움[20]이라는 연구결과처럼 기혼간호사들의 가정과 일 양립의 애로 사항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행정부서로의 이동을 결심하게 된 다른 이유로는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의식과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경력개발 의도가 함께 작용하였다. 도전적인 활동은 간호업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초래하여 결국 업무에 만족한다는 연구[21]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 두려움을 접고 업무에 도전하면서 끝내 업무만족 경험을 한다[18]. 이처럼 근무조건과 같은 물리적 환경 외에도 직무수행을 통해 얻게 되는 성취감 등이 직무만족도를 향상시키므로[22], 간호사들의 성취 욕구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중심의미는 ‘장벽에 부딪힘’으로 신규간호사의 경우 간호 실무 훈련과 함께 생소한 구조와 환경에 대한 빠른 적응을 도모하는 프리셉터 제도가 있지만[23], 행정부서이동을 한 간호사들은 체계적인 오리엔테이션 없이 전임자와의 단기간 면대면 인계만으로 생소한 업무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또한, 병동과 달리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업무처리에만 열중하는 부서 분위기도 낯설게 느껴져 업무수행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이 가중되었다. 한편으로 간호사들은 타부서 직원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하였으며, 비판적인 사고를 할 겨를 없이 전임자의 자료에만 의지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할갈등은 직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직 의도의 주요 요인이 되지만[24], 역할갈등이 감소하면 직무 만족은 높아지기 때문에[25] 임상간호사가 생소한 영역으로 업무를 변경한 초기에 업무수행이나 의사소통 방법에 관한 경력자들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 공유가 필요하다[15]. 따라서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빠른 업무적응을 위해서는 행정업무 관련 교육을 비롯하여 일정 기간 해당 부서 경력자에 의한 업무 전반에 관한 오리엔테이션 제도운영 등에 관한 병원 경영진의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세 번째 중심의미는 ‘자리 잡기 위해 고군분투함’으로 행정부서 이동을 한 경우 새로운 환경에서 부정적, 소극적으로 버티기도 하지만[26], 간호사들은 관련 교육을 찾아 참석하거나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한 의미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찾고자 노력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였다. 이는 부서이동을 한 간호사들이 양질의 업무제공을 위해 자기계발에 많은 시간과 교육비를 투자한다고 한 연구[18]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부서이동 후 행정 업무수행 역량 함양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병원행정직 간호사들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이들의 직무만족도 향상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직무만족감이 높을 경우, 근로의욕을 갖게 되고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을 하며, 조직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공동 작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하여 결국에는 업무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27].
네 번째 중심의미는 ‘병원 내에서 달라진 변화를 느낌’으로 행정직 간호사들의 업무 경험은 간호관리자의 경우[28]와 유사한 맥락을 나타내었다. 과거 환자 간호영역에서 일할 때 형성된 인간관계가 부서이동 후 상호 존중하는 관계로 변하고, 병원 내의 많은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여 언행도 조심스러워졌다. 도출된 주제에 근거해보면 타 행정부서뿐 아니라 일반 간호사들도 행정직 간호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어 간호사가 수행하는 행정업무에 대한 조직구성원의 전반적인 이해증진과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병원의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 번째 중심의미는 ‘서서히 변화에 적응함’으로 행정부서이동 후 업무수행 과정에서 불규칙한 교대근무가 아닌 일정한 근무시간, 자기주도적 업무 처리방식에 대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 점에 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병원행정직 간호사를 대상으로 수행한 선행연구[7]에서 자율성 영역에서 높은 직무만족도가 측정된 것과는 일치하는 결과였으나, 선행연구[7]에서는 복지영역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 부서이동 후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거나 규칙적인 생활 리듬 유지로 전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한 참여자들의 경험과는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추후에는 행정직 간호사의 업무 경험과 관련하여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포함하여 주변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근거이론적 접근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의료 환경변화와 의료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양질의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개인의 역량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29], 행정직 간호사들의 새로운 업무에 대한 빠른 적응을 위해 역량개발을 위한 조직적인 노력 또한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 중심의미는 ‘병원행정직 간호사로 자리매김함’으로 간호사들은 자신의 위치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고군분투하며 최선을 다하였다. 환자간호 영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넓어진 시야로 포괄적 업무수행 역량을 갖추게 되었지만, 업무적응을 위한 직무기술서나 지침이 미미하여 개인마다 각자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경험의 축적하며 병원행정직 간호사로 자리매김해 나갔다. 새로운 역할로의 전이는 직무의 역할과 기대되는 행동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체계적인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다루어질 때 성공할 수 있다[30]. 병원행정직간호사의 자리매김에 개인의 헌신적인 노력만을 요구하기 보다는 임상간호사에 비해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한 병원행정직 간호사를 위하여 병원 차원에서 행정업무에 각종 업무지침이나 매뉴얼을 마련하여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간호현장에서 행정직으로 이동한 간호사들을 위해 주요업무 내용이나 의사소통과 관련된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임상간호현장에서 행정부서로 이동한 간호사들은 업무과정에서 단편적으로 자신의 업무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자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하였다. 더불어 부서이동 초반 역할갈등을 경험하기도 하였으나 기존 관계와 새로운 관계에서 자신을 조절하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급변하는 의료환경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를 위해 간호사의 행정영역으로의 역할확대는 더욱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병원행정직 간호사를 위한 병원 차원의 인적자원관리 시스템 구축 수준은 미미하여 대다수의 간호사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병원행정직 간호사들의 효율적인 직무수행과 역할정립을 위하여 조직 차원의 직무관리 방안과 지속적인 피드백 과정이 마련되어야 하며 행정업무와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 및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행정직 간호사의 업무에 대한 병원 조직구성원들의 이해증진과 상호협력방안 모색에 초점을 둔 조직적인 접근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일부 지역의 상급종합병원 행정직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전체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적응 경험을 포괄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임상간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비한 병원행정직 간호사를 대상으로 이들의 업무적응 경험에 대해 간호학적인 관점으로 탐색함으로써,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경험 전반에 관한 폭넓은 이해와 함께 궁극적으로는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역량 강화 및 간호인적자원개발 시스템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 도출된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업무적응 경험은 환자간호 영역에서 주로 활동하던 간호사들이 병원행정직으로 이동하여 근무하면서 병원 시스템에 대한 행정적 이해와 간호 전문성을 겸비한 병원행정직 간호사로 성장하기까지 이들의 업무경험 전반에 관한 폭넓은 이해와 탐색이 이루어졌음에 임상적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역할규정에 대한 혼란과 부서이동 후 초기에 겪는 시행착오들이 확인되었으므로, 이들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임상 현장과는 다른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역할에 관한 규정, 직무기술서 및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해 병원 차원의 조직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추후에는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임상간호사가 병원행정직 간호사로서 새로운 직무에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병원조직 구성원 및 주변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근거이론연구를 제언한다. 또한, 병원조직 내에서 간호사들이 행정 전문가로서 성장하고 간호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병원행정직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에 맞춘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