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
The aim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and understand the meaning and essence of the working difficulties experienced by physician assistants.
Methods
This qualitative study used focus group interviews and 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Participants included physician assistants with over 1 year of experience working in general hospitals. Fifteen people formed four focus groups with three to four people in each group.
Results
Six categories of difficulties faced by physician assistants were derived from the results. These were: the "lack of an education system", "unclear professional duties", "shortage of substitute workforce", "conflict with the nursing department", "dual management structure", and "unstable roles and uncertain futures". Participants experienced difficulties in their jobs because the systematic educational system was inadequate, and due to there was uncertainty regarding the scope and extent of their work. As professional nursing staff, they experienced hindrances in their development and increased anxiety owing to their uncertain futures.
Conclusion
To overcome the difficulties faced by physician assistants in their work, it is necessary to legally recognize and clarify their roles as well as to establish a systematic education system.
The aim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and understand the meaning and essence of the working difficulties experienced by physician assistants.
This qualitative study used focus group interviews and 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Participants included physician assistants with over 1 year of experience working in general hospitals. Fifteen people formed four focus groups with three to four people in each group.
Six categories of difficulties faced by physician assistants were derived from the results. These were: the "lack of an education system", "unclear professional duties", "shortage of substitute workforce", "conflict with the nursing department", "dual management structure", and "unstable roles and uncertain futures". Participants experienced difficulties in their jobs because the systematic educational system was inadequate, and due to there was uncertainty regarding the scope and extent of their work. As professional nursing staff, they experienced hindrances in their development and increased anxiety owing to their uncertain futures.
To overcome the difficulties faced by physician assistants in their work, it is necessary to legally recognize and clarify their roles as well as to establish a systematic education system.
우리나라의 의료영역이 전문화, 세분화됨에 따라 국민들의 의료수요는 높아졌지만, 합리적인 의사 인력계획과 정책수립의 미비로 의사 인력의 불균형이 발생하여 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1]. 이러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관에서는 Physician Assistant (PA), 전담간호사, 전문간호사 등의 명칭을 이용한 의사 보조 인력을 자체적으로 선발하여 활용하고 있다[2].
전담간호사는 양적 증가추세를 보이며 활성화되어 병원 운영상 불가피한 인력이 되었고 의료계에서도 전담간호사 인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하고 인정하고 있다[3]. 그러나 현실과는 달리 현행 의료법상 전담간호사 관련 법률 조항이 없어 의사에 준하는 전담간호사의 의료행위 자체를 의료법 위반으로 지적하고 있다[4]. 실제로 전담간호사의 의료행위에 대해 대한병원의사협회가 PA 불법의료신고센터를 개설하고[5], 보건복지부는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제도임을 강조하여 모순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6].
이렇듯 우리나라의 전담간호사는 제도화되어 있지 않은 직종으로 용어 정의나 자격요건조차 정해져 있지 않음은 물론 전문적인 교육과정 및 배치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2]. 또한 의사의 필요에 의해 업무가 부과되고 각 진료과마다 교육내용도 상이하여 업무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7]. 게다가 처방과 같은 중요한 책임을 수반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으나[3, 8]. 모호한 직업적 위치로 인해 정체성 갈등을 겪고 있으며, 전문적인 일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정이 미미하고 역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2, 9].
지금까지 전담간호사와 관련된 국내 연구를 살펴보면 전담간호사의 운영실태와 현황을 파악한 연구[3], PA 역할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2], 전담간호사의 운영실태를 전국단위로 전수조사한 Kim 등[10]의 양적연구가 있으며, 질적연구로는 직무수행 경험과 역할갈등에 대한 연구가 몇 편이 있다[11, 12, 13].
현재 전담간호사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전문간호사 법제화가 시도되고는 있으나 제도가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제도를 합리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전담간호사들이 경험하는 업무의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현재 전담간호사들이 경험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연구결과를 토대로 전담간호사 업무환경 증진을 위한 전략과 갈등해소 방안 마련에 기여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 질문은 “전담간호사가 경험하는 업무에 대한 어려움은 무엇인가?”이다.
본 연구는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관련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면담과 Hsieh와 Shannon [14]의 전통적 내용분석법(conventional content analysis)을 이용한 질적연구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B광역시와 Y시에 소재한 2개의 상급종합병원과 1개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담간호사 중본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참여에 동의한 자이다.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는 약 1,300병상으로 전공의가 있고, 종합병원의 병상 수는 약 300개로 전공의가 없다. 연구참여자의 선정기준은 전담간호사로 1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의사의 책임 하에 의사업무 중 일부를 위임받아 특정업무(의료행위)를 수행하는 자이다. 다만, 전통적인 의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감염, 상처, 장기이식, 장루, QI 및 정맥주사 간호사 등과 임상간호전문가로 특화된 분야의 전문간호사는 제외하였다.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목적적 표본추출법과 눈덩이 표집법을 이용하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총 15명의 전담간호사가 참여하였으며 3~4명으로 구성된 4개의 포커스 그룹을 형성하였다. 구체적인 연구참여자의 특성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전담간호사의 업무 관련 어려움은 개인적 측면보다는 병원이라는 환경에서의 역할이나 전담간호사 조직과 관련된 문제들이 많아 이에 대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서는 개인면담보다는 참여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대화를 활성화하여 주제에 대한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포커스 그룹 면담이 적합하다[15]. 본 연구를 위한 자료수집은 2019년 9월부터 10월까지 4차례의 포커스 그룹 면담 및 2차례의 추가 전화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각각의 면담은 일주일 간격으로 시행되었고, 자료수집과 분석은 동시에 순환적으로 진행되었다. 대상자 모집은 각 병원에서 전담간호사로 근무 중인 자에게 전화로 연구의 목적과 연구 진행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참여에 동의를 구한 후, 참여자가 다른 참여자를 소개시켜 그룹 당 3~4명의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연구참여에 동의한 자들에게 연구 설명문 및 면담 질문을 메일로 미리 발송하였다. 1차와 2차 그룹은 종합병원, 3차와 4차 그룹은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참여자로 구성된 4개의 포커스 그룹을 형성하였다. 면담 당일에도 참여자들에게 연구목적, 진행 과정, 익명성 보장과 자료의 분석을 위해 녹음 등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였고, 서면 동의서를 받았다. 포커스 그룹 면담은 포커스그룹 연구방법[16]의 지침에 따라 이루어졌다. 면담 진행자는 전담간호사로 재직 중인 연구자였으며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다른 연구자가 보조진행자로 참여하였다.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1차는 120분, 2차는 100분, 3차는 90분, 4차는 100분으로 평균 100분 정도였다. 1차, 2차 그룹은 병원 안에 위치한 소회의실에서 진행하였다. 진료부서와 거리가 멀고 공간이 분리되어 있으며, 업무 시간이 종료된 후였기 때문에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해 요인은 없었다. 그 외 3차, 4차 그룹은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카페에서 진행하였다.
한 그룹과 면담을 하고, 그 그룹에서 나온 자료를 토대로 다음 그룹과 면담을 시행하였다. 4차례의 면담 후 의미가 모호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추가로 전화면담을 총 2차례 실시하였고,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1차는 30분, 2차는 20분 정도였다.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아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연구팀은 면담을 실시하기 전, 토의에 사용할 질문을 구성하기 위해 질문의 초안을 작성하고 전담간호사 1인을 대상으로 예비조사 성격의 모의 면담을 해 봄으로써 질문의 타당성과 실용성을 확보하였다. 면담은 반구조적이고 개방적인 형태의 질문지를 통하여 시작질문, 도입질문, 전환질문, 주요질문, 마무리질문으로 구성하였으며 두 명의 연구자에 의해 진행되었다. 참여자가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다과를 곁들이면서 간단히 자기소개와 함께 일상적인 이야기로 질문을 시작하였다. 주요 질문은 ‘전담간호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겠습니까?’이었다.
토의 도중 핵심 내용은 진행자가 메모를 하였고 보조 진행자는 현장노트에 토의의 분위기나 참여자의 중요한 행동관찰 등에 대해 기록하였다. 신빙성 있는 연구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토의가 종료되기 전 주요 질문에 대한 참여자들의 반응을 요약해 주고 확인받는 절차를 가졌고,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언급했을 때 면담을 종료하였다. 면담 종료 직후 진행자와 보조 진행자가 면담 내용 전반에 걸쳐 주요한 정보에 대해 논의하고 디브리핑 내용도 녹음하였다. 면담 내용은 2개의 녹음기를 이용하여 녹음하고, 녹취한 내용은 여러 번 반복해서 들으며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빠짐없이 필사하였다. 진행자로 참여했던 연구자가 토의 중에 보였던 참여자들의 반응과 분위기를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직접 녹취록을 작성하였다. 필사는 면담 순간의 생생한 현장감과 주요 내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당일 시작하여 3일 이내에 완료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하여 질적 내용분석방법의 하나인 Hsieh와 Shannon [14] 전통적 내용분석법(conventional content analysis)을 이용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과정은 다음과 같다.
• 포커스 그룹 면담의 녹음된 자료를 참여자의 말 그대로 녹취록을 작성하고 전사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자료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였다.
• 참여자의 진술에서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에 대한 의미있는 단어나 구, 문장을 추출하여 코드를 생성하고, 초기 코딩계획에서 코드에 이름을 붙였다.
• 생성된 코드의 관련성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관련성 있는 코드끼리 그룹을 만들어 분류하여 범주로 생성하였다.
• 생성된 코드, 범주로 구분하여 정의를 내렸다.
본 연구를 시작하기 전 임상연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 D-1909-018-002)을 받았다. 연구참여자에게 연구목적, 방법, 익명성 보장, 사생활 보장 및 녹음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 후 서면 동의를 얻었다. 연구참여 과정 중 언제라도 중단하거나 연구참여를 거부할 수 있으며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음을 설명하였다. 면담 내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대상자를 식별할 수 있는 항목은 모두 기호화하였으며, 모든 자료는 잠금장치가 있는 연구책임자의 사물함에 보관하였으며, 연구종료 후 3년간 보관 이후 전자 자료는 복구가 불가능하게 폐기하며, 종이 자료는 파쇄기를 이용함을 설명하였다. 면담 후에는 모든 참여자에게 소정의 답례품을 제공하였다.
면담을 주도한 연구자는 11년 임상경력을 가진 간호사로 5년째 내과계 전담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이 넓어 참여자와의 관계 형성이 용이하였으나 자료수집과 분석과정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연구자의 주관이나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하여 사전에 마련한 연구 노트에 연구자가 가지고 있는 주관이나 편견을 기술함으로써 선입관과 전제들을 중지 상태로 유지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찰하였다. 질적연구에 대한 지식을 갖추기 위하여 관련 세미나와 워크숍에 수차례 참석한 경험이 있다. 공동연구자들은 십 년 이상의 간호교육 및 연구 경험이 있으며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연구 경험이 있고 질적연구 워크숍에 참석하면서 다수의 질적연구를 수행 및 지도한 경험이 있는 자와 아동 및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 경험이 있고 현재 관련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는 자이다. 연구자들은 수집된 참여자의 면담 자료를 함께 검토하였다.
본 연구의 질적 평가는 Sandelowski [17]가 제시한 신뢰성(credibility), 적합성(fittingness), 감사가능성(auditability) 및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기준으로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 현상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고 판단되는 참여자를 목적적으로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는 모두 전담간호사로 1년 이상 근무하여 풍부한 경험을 진술할 수 있었다. 또한, 참여자가 연구 현상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충분히 진술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자신의 삶에서 생생하게 경험하고 인식한 바를 연구에 진실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연구는 Hsieh와 Shannon [14]의 전통적 내용분석법의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자료의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적합성은 분석된 자료의 맥락이 연구의 실제상황을 적합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과 환경, 연구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제시하였다.
감사가능성은 다른 연구자가 본 연구에서 사용된 의사결정 과정을 따를 수 있는 것으로, 연구자는 자료수집절차와 방법, 자료분석 절차를 상세히 기술하였고, 현장노트, 분석노트, 원 자료 등을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 교수 2인에게 검토 받는 과정을 통해 감사가능성을 확보하였다.
확인가능성은 신뢰성, 적합성, 감사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달성되도록 하였다. 또한 확인가능성은 중립성의 준거로써, 연구 과정에서 연구자의 선입견을 방지하고 주관성을 배제하여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연구자는 선 이해, 가정이나 편견이 연구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연구 노트를 활용하였으며, 해석이나 분석을 독자가 검증할 수 있도록 참여자의 말을 직접 인용하였다.
총 15명의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에 대한 포커스 그룹 면담 자료를 질적 내용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142개의 의미 있는 진술과 21개의 코드가 확인되었다. 최종적으로 총 6개의 범주로 도출되었으며 최종 범주는 ‘교육시스템의 부재’, ‘불명확한 업무’, ‘대체인력 부재’, ‘간호부서와의 갈등’, ‘이중적인 관리구조’, ‘불안정한 역할과 불투명한 미래’이었다(Table 2).
Table 2
Categories and Codes of Participants' Experiences
참여자들은 전담간호사라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사전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공식적인 교육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아 업무 수행 시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업무를 배워가며 스스로 익혀나갔다.
참여자들은 전담간호사의 업무에 대해 생소하고 무지한 상태에서 주변의 조언을 구하였으나 정보를 획득하기는 힘들었다. 심지어 간호부에 문의하여도 정확한 업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이렇듯 업무의 내용과 범위도 모른 채 업무를 시작하면서 적응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웨이팅 기간에 PA 제의를 받았는데 당시에 너무 생소한 역할이라 학교에 계시는 교수님들께 여쭤봤는데 정확히 모르시는 거예요. 그래서 일단 간호부에 전화해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시느냐 물었더니 모르겠다며 진료과에 들어가 봐야 알 거라고 했어요. 전혀 예상할 수가 없어서 좀 두렵긴 했어요.(FG4P3)
참여자들은 업무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의 부재로 훈련 기간도 거치지 않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었다. 기존의 간호업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업무가 주어졌지만 그와 관련된 지식과 기술이 기반되지 않아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막상 일을 해보니까 그냥 간호사로 일할 때랑 업무가 완전히 다른 거예요. 그런데 프리셉터 뭐 이런 건 당연히 없고, 트레이닝 기간도 없이 일해서 완전 멘붕이었어요.(FG1P3)
전담간호사의 교육 훈련 부재로 인해 참여자들은 스스로 공부를 하며 지식을 습득해야만 했다.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궁금한 점은 선임간호사나 의사에게 개인적으로 질문하는 형식으로 해결하면서 일을 익혀나갔다.
아무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고, 혼자 알아서 스스로 익혀야 된다는 부분 때문에 힘들었어요. 진짜 신규간호사 일 때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했고..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너무 답답했죠.(FG1P1)
전담간호사의 업무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다양한 부서에서 전담간호사에게 많은 업무들을 요구하였고, 참여자들은 요청받은 업무를 거절하지 못하고 수용하는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공인된 업무기술서가 없어 업무 분담의 문제가 생기고 병원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업무내용이 바뀌어 전담간호사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전담간호사의 업무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아 어느 부서를 막론하고 전담간호사에게 다양한 업무를 요구하였다. 업무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애매한 영역은 결국 전담간호사가 떠맡게 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하였다.
전공의랑 인턴이 없어서 간호사일 플러스 전공의, 인턴 일까지 다 하고 있으니까 일의 양으로 따지면 말로 다 못하죠. 어디까지가 내 일인지도 구분이 안되요. 새로 생기는 업무도 맡을 사람이 애매한 일이면 당연히 전담간호사 몫으로 와요. 어느 부서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니까 매번 힘들어요.(FG1D4)
전담간호사의 업무는 뚜렷한 기준이 없어 병원의 요구에 따라 수시 때때로 변경되어 참여자들은 혼란을 느꼈다.
처음에 일을 시킬 때에도 어떠한 체계나 대책 없이 의사가 부족해서 공백이 생기는 일들을 무분별하게 시키다가 결국 나중에 동의서든 뭐든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을 다시 빼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왔다 갔다 하니까 더 혼란스러웠어요.(FG1P4)
전담간호사는 업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임상 연구 보조, 누락된 진료기록 작성, 원무과 및 보험심사실의 문제 해결, 진료부서의 각종 잡무 등 부당한 업무수행을 요구받아 갈등을 겪고 있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의사보다는 다가가기 쉬운 간호사라는 신분이 한 몫하기 때문이라 여겼다.
온갖 잡무를 다해요. 원무과에서 수납 미수가 발생했는데 저한테 연락이 와서 환자에게 얘기 좀 해달라는 거예요. 환자랑 안면이 있으니까 내가 설명하면 긍정적으로 해주지 않겠냐면서. 그뿐만 아니에요. 보험심사실 잡무에다가 심평원에 허가 초과 사항 신청서나 이의제기신청서 보내는 것도 해요.(FG4P4)
업무량이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전담간호사의 인력수급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어 인력충원 없이 많은 업무를 수행하기 바빴다. 또한 휴가 사용 시 본인의 부재로 인해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환자에게 피해를 주게 될지도 모르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정당한 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였다.
점점 업무는 과중되어 정규 근무시간 안에 업무를 해결하지 못하게 되었고, 초과근무가 일상이 되었다.
업무가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됐어요. 아침 8시에 출근해서 퇴근시간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해도 남은 일이 너무 많아서 저녁 8~9시에 드레싱하러 다니는거죠. 병동에서도 그 시간까지 내가 남아있는 걸 아니까 계속 전화오고 그럼 또 일이 늘어나는 거죠. 이렇게 일이 많아도 인력충원은 해주지도 않아요.(FG1P1)
참여자들은 휴가 사용 시 본인의 부재로 인한 업무가 동료에게 부담을 주고 환자에게도 피해를 주게 될까 우려하였다. 또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담당 의사의 휴진 일정에 맞춰 휴가를 사용하려 노력하였다.
한 사람이 쉬게 되면 나머지 멤버들이 그 일을 나눠서 맡아야 하니까 우리끼리 눈치보면서 휴가를 써요.(FG3P3)
웬만하면 교수님 없을 때나 단체로 학회 가실 때 저희도 맞춰서 쉬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마음의 부담이 좀 덜어져요.(FG3P1)
참여자들은 일반간호사뿐 아니라 간호부의 상급자조차 전담간호사의 업무가 단순하고 편하다는 편견을 가진다고 생각하며 이질감과 서운함을 느꼈다. 또한 일반간호사와는 다른 업무내용에서 비롯되어 의사 행세를 하려고 한다는 왜곡된 시선과 함께 배타적인 태도 및 견제, 차별을 경험하였다. 의사에게는 협조적인 간호사들도 전담간호사에게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전담간호사를 의사대접 받으려는 사람으로 오해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충돌은 전담간호사 역할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들게 할 뿐 아니라 간호사와의 관계를 악화시켜 업무에도 지장이 생겼다. 게다가 전담간호사의 승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분노를 느끼기도 하였다.
일반간호사들은 단편적으로 전담간호사의 업무가 상대적으로 편할 것이라 오해를 하고, 일반간호사들이 환자 관련 정보를 전담간호사에게 알리고 지시를 받는 과정을 수직적인 관계로 받아들여 갈등이 생겨났다.
병동간호사와 트러블이 가장 많죠. 같은 간호사끼리 노티를 주고 받다 보니까 기분 나빠지는 것 같고, 우리가 상근직 근무에 주말, 빨간날 다 쉬니까 그런 것들도 약간 눈엣가시... 우리가 편하게 일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잘 알지 못하면서 얘기하니까 억울하고 기분 상하기도 해요.(FG1P1)
전담간호사가 업무를 지시하는 상황에서 일반간호사의 상급관리자도 예민하게 받아들여 갈등이 빚어졌다. 그리고 일반간호사들이 같은 업무라도 수행자가 의사냐 전담간호사냐에 따라 상반된 태도를 보이며 같은 간호사이지만 오히려 더 비협조적인 관계라고 하였다. 또한 전담간호사가 의사대접을 바란다는 왜곡된 시선과 배타적인 태도를 경험하며 고충을 토로하였다.
똑같은 업무인데 누가 하느냐에 따라 병동간호사의 태도가 달라지는 건 저희가 차별을 받는 거 아닌가요? 의사 취급을 해 달라는 게 아니라 원래 병동에서 하던 일들은 그대로 하면 아무런 감정싸움이 없거든요. 같은 업무인데 의사면 챙겨주고, PA면 아무런 협조가 없어서 너무 힘들어요. 그럴 때마다 서운하고 진짜 이 직업에 너무 회의감이 들어요.(FG2P3)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반간호사들이 지나치게 전담간호사에게 의존하고 업무를 떠넘기려고 한다고 하였다. 같은 간호사라는 이유로 일반간호사는 전담간호사에게 일방적 배려만을 요구하지만 정작 전담간호사는 일반간호사들에게 진료 보조 업무조차 제공받지 못하였다.
충분히 알아보고 한 번만 확인해보면 되는데 그런 기본적인 노력도 없이 사소한 것도 생각날 때마다 전화를 해요. 같은 병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화가 와요. 내가 무슨 콜센터 같은 느낌이 든다니까요. 사실 레지던트한테 그러면 난리나잖아요. 내가 간호사니까 편해서 그러는거 같아요. 최소한의 배려가 안보이니까 서운하면서도 화가나요.(FG2P1)
전담간호사로서의 보직이 생성된 것에 대해 의사와 간호부로부터 축하와 동시에 견제를 느끼며 병원 구성원들이 전담간호사 조직을 보다 낮게 인식하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하였다.
이번에 부팀장 직급이 생기니까 어떤 분들은 간호사면서 이런 일을 하는 것도 그런데 직급까지 주면 머리만 커진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의사뿐 아니라 간호부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안 좋았어요.(FG2P2)
전담간호사의 행정적인 소속은 간호부이지만 실질적으로 업무를 함께하는 부서는 진료부이기 때문에 전담간호사는 이중적인 조직에 소속된다고 볼 수 있다. 수간호사는 참여자들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전담간호사 업무의 어려움을 이해하거나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업무 수행 상 직속 상사인 의사는 직종이 다른데다가 그들이 주는 권위적인 분위기 아래 사실상 의사소통이 어려운 관계였다. 결국 어느 편에서도 옹호받지 못하는 이중적인 관리구조 속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스스로 어려움을 참고 버텨야 했다.
전담간호사의 업무는 의사의 필요에 의해 부과되므로 업무 수행 시 의사에 종속되어 있어, 실질적인 업무상 직속 상사는 간호사가 아닌 의사이다. 상사가 다른 직종이라는 점과 의사가 주는 권위적인 분위기는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들었다.
사실 업무상의 실질적인 내 직속 상사는 의사인 거잖아요. 근데 일단 의사라는 직군이다 보니까 내 편이라는 생각은 안들고, 말하는 자체가 어려운 상대예요. 나의 힘든 고충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부탁할 일이 있어도 그냥 불편해서 말 안해요...(FG1P3)
전담간호사의 수간호사는 주로 간호부의 다른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일부 전담간호사의 관리를 겸임하였다. 수간호사는 전담간호사로서의 경력이 없는데다가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기대기 어려워 소속감은 결여되었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의사에게 어려움을 토로하여도 상급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다.
수선생님과는 거의 행정적인 보고만 올리는 정도예요. PA 경력도 없으시고 저희랑 업무를 같이 하지 않기 때문에 PA업무를 이해 못하니까 소속감이 없어서 저희끼리 뭉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요.(FG3P1)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얘기할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일은 의사와 같이 하니까 주임과장님한테 얘기를 해도 “나는 선생님들 상사가 아니예요”라고 얘기하더라구요. 낙동강 오리알같은 신세죠...(FG1P1)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토로할 곳이 명확하지 않았고 어려움에 대해 간호부와 진료부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외면하였다.
오버타임 수당을 신청해도 간호부에서 이걸 좀 안좋게 생각하더라구요. 어떤식으로 얘기하냐면 ‘너네가 알아서 쳐내서 집으로 가라. 왜 남아서 하고 가려고 하느냐. 너네가 바쁜건 알지만 알아서 쳐내고 가봐라’이렇게요.(FG4P3)
간호부에서 직접 교수님한테 전화를 해서 오버타임에 대해 얘기하면 교수님들도 커버 쳐주면 되는데 ‘나는 모르겠는데? 왜 그때까지 남아서 일했어?’ 이렇게 얘기해버리니까 진짜 우리가 무슨 돈 벌려고 오버타임 하는 것처럼 비치더라고요. 일을 그만큼 시키면서 모르쇠로 일관하니까 좀 화나더라고요.(FG4P4)
참여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의사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비공식적인 존재로서 마음속에 불안함과 꺼림칙한 느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전담간호사에 대한 미흡한 정보와 잘못된 인식으로 전담간호사로서의 경력이 인정되지 않을까 우려하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전문간호직으로서 발전의 한계를 경험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가중되었다.
아직 사회적으로 전담간호사라는 의료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점이 직업에 대한 허탈감을 느끼게 하였다. 또한 전담간호사로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 간호사의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까 우려하였다.
지금도 제가 전담간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하면 주변에서 그게 뭐냐고 물어봐요.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제 정체를 모르니까... 이런 직업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게 참.. 그럴때는 조금 허탈하기는 해요.(FG3P1)
전담간호사는 병원 내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력이지만 공식적인 평가 기간이 되면 숨어있어야 하는 존재가 되어 모순된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우리 없으면 병원 일이 진짜 안 돌아 가거든요. 근데 공식적인 평가 기간 때에는 밖에 나오면 안 되는 사람들인 거예요.(FG4P3)
병원인증기간에 PA들이 다 숨어 있잖아요. 사복입거나 수술방에 숨어있고, 맨날 도망가기 바쁘고.. 참 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인거죠.(FG4P2)
전담간호사는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걱정과 염려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은 동의서 작성이나 침습적인 시술을 해야만 했다.
간호사라는 면허의 한계에서 그 이상의 일을 하고 있지만, 인정도 못 받고, 또 문제가 생기면 보호받지도 못해서 걱정은 되지만 일단 하라는 대로 하고는 있어요.(FG2P1)
동의서라든지 복수천자나 ABGA, A-line insert 라던지... 전공의가 없다보니까 침습적인 일도 많이 해요. 그런 일을 하다가 혹시나 잘못되어도 제가 보호받을 수 있는 조치가 없으니까... 늘 걱정이죠.(FG1P3)
참여자들은 간호부와 진료과의 요구에 따라 언제든지 부서이동이 될 수 있어 불안감을 호소하였고, 원하지 않는 부서이동 시에는 업무적응에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간호부에서 갑자기 나를 타과로 가라고 할 수도 있고, 진료과 안에서 갑자기 다른 파트로 이동시킬 수도 있는 거예요. 진료과 안에서는 나를 주무를 수 있는 거예요. 이 안에서 어떻게 돌릴지를 모르니까 불안한 살얼음판을 걸어 가는 느낌이에요.(FG4P4)
전담간호사로서 경력을 쌓아도 승진의 기회나 직업적 발전이 없는 한계를 인식하고 원래의 직업으로 돌아갈 고민을 하고, 같은 일을 반복하고 발전이 없어 도태될까봐 두려워하였다.
뭔가 지식은 많이 쌓이는 거 같은데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없고 불안하고 정체된 상황 속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적 갈등은 계속 있는 거죠. 차라리 내가 이 속에서 더 성장할 수 없다면 원래 했었던 간호사 일을 찾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는 거죠.(FG1P4)
전담간호사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아 직업적으로 불안정을 느껴 정년까지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 우려하였다.
이 직업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으니까 불안하잖아요. 미래를 봤을 때 ‘내가 과연 정년까지 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그래서 계속 다른 쪽을 알아보고 있는 것도 있어요.(FG1P2)
본 연구에서 포커스 그룹 면담을 이용하여 도출된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은 6개의 범주로, ‘교육시스템의 부재’, ‘불명확한 업무’, ‘대체인력 부재’, ‘간호부서와의 갈등’, ‘이중적인 관리구조’, ‘불안정한 역할과 불투명한 미래’였다.
먼저, 첫 번째 범주인 ‘교육시스템의 부재’를 살펴보면, 의료기관은 정확한 업무 내용 및 교육체계를 마련하지 않은 채 전담간호사를 고용하고, 사전 정보 없이 투입된 전담간호사는 새로운 업무에 대해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며 스스로 업무를 익혀나갔다. 전담간호사의 실무경험을 연구한 Lee의 연구[13]에서도 교육시스템 부재로 인한 업무의 고충과 위험성을 토로하며 고통의 시간으로 기억하였다.
두 번째 범주는 ‘불명확한 업무’이다. 직무의 범위와 한계가 모호한 경우 개인들은 그것을 다양하게 해석하여 직종 간 업무의 의존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즉 업무 상호의존성이 확대된다는 연구결과[18]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역할 모호성은 개인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공격성과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며 결근이나 이직과 같은 회피 행동을 유발하는 갈등의 중요한 변수로[19] 본 연구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조직을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모호한 역할이 업무 상 겪은 어려움의 주요 요인이라 하였는데, 이는 전담간호사의 역할실태를 조사한 연구[3]에서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이 불명확한 업무 구분이라는 결과와 일맥상통하다. 이러한 어려움의 근본은 법적 제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의 방침에 따라 역할을 정하게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이에 법적으로 전담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히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의료기관마다 전담간호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범주는 ‘대체인력 부재’이다. 전담간호사의 직무수행 경험[11]에서도 전담간호사들은 인력충원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인력의 부재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였다. Kim 등[10]의 연구에 따르면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전담인력 중 25.5%만이 수당을 받고 있으며 명시된 직군별로 편차가 크다고 하였다. 대부분 부당한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 본 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 전담간호사는 업무 시간에 비해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해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전담간호사의 인력배치기준이 없어 발생되는 문제로 전담간호사의 인력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근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열악한 처우와 인력문제 등의 체계가 마련된다면 더욱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범주는 ‘간호부서와의 갈등’이다. 이는 전담간호사를 대상으로 역할갈등을 파악한 Kim [12]의 연구에서 간호사의 배타적인 태도로 인한 전담간호사와의 관계갈등을 제시한 결과와 같은 맥락임을 보여준다. 간호계는 전담간호사의 업무는 간호사의 업무가 아니며, 법적보호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거부하는 경향이 있으나[20], 전공의 부족현상으로 전담간호사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3]. 따라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 간호부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서로 상대방의 업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고, 전담간호사를 대상으로 의사소통방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일반간호사에게 처방을 전달할 때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섯 번째 범주는 ‘이중적인 관리구조’이다. 의사는 병원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으며 권위주의적 경향이 있는 경우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간호사들과 강압적이거나 일방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쉽다[21]. 본 연구에서도 의사의 권위적이고 지배적인 분위기가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지지자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또한 전담간호사의 업무 경험이 전무한 수간호사는 업무의 이해가 낮고 직접적인 개입이 어려워 행정적인 관리만을 담당하는 유명무실한 존재였다. 이렇듯 두 상급관리자 모두 전담간호사의 입장이나 업무에 대한 이해가 낮아 어려움을 공감해주지 못하여 지지자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이는 결국 소속감 저하로 이어지게 되어 문제 상황이 발생하여도 상급관리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혼자 감내하거나 포기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소속되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고 소속감이 있을 때 문제를 직면하고 처리하려는 노력을 한다[22]. 따라서 상급관리자의 자격요건에 대한 재고를 통해 전담간호사가 형식적인 소속뿐 아니라 실질적인 지지자 아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여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 범주는 이전의 개인 면담을 통한 질적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주제이다. 포커스 그룹 면담을 통해 개인적 문제 뿐만 아니라 조직의 문제로까지 사고가 확장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주제이다.
마지막 범주는 ‘불안정한 역할과 불투명한 미래’이다. 이는 전담간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로[11, 12, 13],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업무 환경과 그에 따르는 과중한 책임에 대해 불안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는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전담간호사가 업무를 수행하는 중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중대한 문제이며, 실제로 최근에 전담간호사의 업무에 대해 의료법 위반 등을 이유로 검찰과 경찰이 일부 병원을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23]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한편 본 연구결과, 전공의가 없는 종합병원의 전담간호사는 마땅히 의사가 행해야 할 고위험 치료 행위도 강요받고 있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시에 소재한 병원의 전담간호사를 대상으로 실무경험을 파악한 질적연구[13]에서 참여자들은 의사로부터 불법 의료행위를 강요받았을 때 개인적인 거절과 투쟁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으나, 본 연구참여자들 대부분은 의사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수용을 하였다. 따라서 법적 장치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전담간호사를 대상으로 불법행위를 강요당할 때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시행된 전담간호사와 관련된 질적연구들은 대부분 역할갈등을 주제로 일대일 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포커스 그룹 면담을 이용한 질적연구로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도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이전의 연구에서 도출되지 않은 전담간호사의 이중적인 관리구조로 인한 어려움이 새로운 범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질적연구를 통해 전담간호사가 경험하는 어려움을 탐색하여 범주를 도출하였으나, 그 어려움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탐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포커스 그룹 형성 시 전공의 수와 내외과 계에 따라 역할과 어려움이 다를 것이라는 전제 하에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내과계와 외과계로 나누어 포커스 그룹을 형성하였으나 성별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점 역시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의 의미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질적연구이다. 전담간호사가 업무 중에 경험하는 주요 어려움은 업무에 대한 법적 제도장치 부재에서 기인된 문제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적제도의 부재로 모호한 역할, 경계없는 업무 등으로 여러 직종과 갈등을 경험하며, 존재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담간호사는 의료기관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역할이지만 교육시스템 및 법적 제도장치가 뒷받침되지 않은 불안한 환경 속에서 업무의 고충을 경험하였고 이중적인 관리구조 아래에서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였다. 또한, 비공식적인 존재로서 고용 불안정을 느끼고 전문간호직으로서 발전의 한계를 경험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었다. 전담간호사의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전담간호사의 역할을 법으로 규정하고, 문서화된 업무규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담간호사 교육이나 훈련을 위한 표준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며, 안정적인 직무 및 승진체계를 위한 인사정책이 개선되어야 한다. 전담간호사 출신의 상사를 배치함으로써, 전담간호사가 소속감을 느끼면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의료질 향상에 기여하여 환자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담간호사의 업무 관련 어려움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개발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전담간호사의 업무 고충 정도를 측정하고 관련 요인을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 논문은 제1저자 김경현의 석사학위논문의 축약본임.
This article is a condensed form of the first author's master's thesis from Dong-A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