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meaning of nurses’ experiences of working at Drive-Thru COVID-19 Screening Clinic.
Methods: Participants in this study were 8 nurses who worked for more than two weeks at the Drive-Thru COVID-19 Screening Clinic Screening Clinic in P-city, Gyeongbuk, which was declared a Corona19 disaster area. Data collection was conducted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rom June to August 2020. For data analysis, Max van Manen's analytical phenomenology research method was applied.
Results: The essential theme of the Drive-Thru COVID-19 screening clinic nurse's experiences was ‘A sense of calling as a nurse’, ‘Physical and psychological stress’, ‘Daily life tailored to the work of the screening clinic’, ‘Time to live together in the fight against the virus’, ‘New perception and rewarding for nursing’.
Conclus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basic data for preparing a support system and understanding the work of nurses who are put on the front line in the event of a disaster by vividly describing the experiences of nurses working at the Drive-Thru screening clinic.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meaning of nurses' experiences of working at Drive-Thru COVID-19 Screening Clinic.
Participants in this study were 8 nurses who worked for more than two weeks at the Drive-Thru COVID-19 Screening Clinic Screening Clinic in P-city, Gyeongbuk, which was declared a Corona19 disaster area. Data collection was conducted through individual in-depth interviews from June to August 2020. For data analysis, Max van Manen's analytical phenomenology research method was applied.
The essential theme of the Drive-Thru COVID-19 screening clinic nurse's experiences was ‘A sense of calling as a nurse’, ‘Physical and psychological stress’, ‘Daily life tailored to the work of the screening clinic’, ‘Time to live together in the fight against the virus’, ‘New perception and rewarding for nursing’.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basic data for preparing a support system and understanding the work of nurses who are put on the front line in the event of a disaster by vividly describing the experiences of nurses working at the Drive-Thru screening clinic.
최근 코로나19는 국가 재난 상황으로 감염병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하여 전국 곳곳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의료요원을 파견하여 운영하고 있다. 2020년 2월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선별진료소 설치가 증가되었으며 이에 따라 간호 인력의 수급 요청이 증가되었다. 선별진료소 업무를 위한 간호 인력은 병원간호사의 파견, 유휴 간호사 자원봉사로 구성되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를 중심으로 기존의 업무와는 다른 감염병 간호업무를 수행해야 했다.
신종 감염병은 지역 간은 물론 국가 간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환자 격리와 치료가 요구되는 심각한 재난 상황으로서 의료인의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돌봄의 의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고되었다[1]. 간호사들은 환자를 위한 돌봄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무감과 동료 간호사를 위한 마음으로 코로나19 재난 현장에 지원하고 있으나[2], 기존의 근무 환경을 떠나 새로운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적응하면서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감염병 간호에 대한 선행연구를 보면, 사스 환자와 접촉이 있었거나 메르스 확진 환자를 간호한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가 높았으며[3, 4],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 간호에 직접 참여한 간호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보고되었다[5]. 이러한 현상은 2003년 타이완에서 사스 환자 간호에 참여한 의료진 중 간호사가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볼 때[6], 신종 감염병 환자 간호에 대한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는 국가 간에 공통되는 현상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 유행 당시 간호 인력 부족으로 인해 비자발적인 부서 배치 및 타 병원으로 파견되는 일이 발생하여 간호사들의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증가하였으며[7] 이는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높은 신종 감염병 발생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숙련된 전문간호인력의 확보와 감염병 확산 시 인력 및 물품 관리 절차, 다각적인 지지체계가 확보된 간호시스템이 갖추어져야함을 시사한다.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의 코로나19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은 막중한 책임감에 짓눌리기도 하고 때로는 고립감을 느끼기도 했으며[8] 과도한 업무량에 압도되고 보호 장구에 지치며 감염에 대한 불확실성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9]. 또한 의료인 중 여성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와 접촉 위험이 높은 경우 불면증, 불안, 강박 신경증이 높게 나타났다[10]. 반면 간호사 역할에 대한 자부심, 끈끈한 동료애를 발견하는 경험이 보고되어[2] 감염병에 대처하는 간호사의 긍정적, 부정적 경험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염병과 관련된 선행연구로는 간호대학생 및 간호사의 메르스에 대한 지식, 태도, 교육 요구, 감염 예방행위 수행도에 대한 연구[11, 12], 신종 감염병 간호와 관련하여 임상간호사의 역할 갈등과 모호성 및 피로, 스트레스[13, 14],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의료인과 간호대학생의 윤리 인식과 윤리적 의사결정[15, 16] 등의 양적연구가 이루어졌고, 질적연구로는 메르스 환자 간호 경험[17], 코로나19 환자 간호 경험[8], 코로나19 감염으로 폐쇄된 종합병원 간호사의 경험[18]이 있었다. 국외 문헌으로는 중국의 코로나19 위기에서의 의료서비스 제공자의 경험[9]이 있었으며 이는 감염병 확진 환자 입원 병동 간호 현장에서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이 경험하는 현상에 대한 연구로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업무와 관련된 질적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본 연구의 배경은 병동이나 중환자실에서 감염 확진 환자를 돌보는 간호의 개념과는 달리 신종호흡기 감염 의심 대상자 관리에 대한 간호사의 업무시스템이 어떤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는 현상의 실재를 파악함으로써 경험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반 매넌의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선별진료소 간호업무에 대한 의미와 본질을 기술하고자 한다. 이러한 접근은 새로운 간호영역에 대한 의미 있는 탐색으로 감염병 관리에 대한 실제적이고 통합적인 간호행정 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체험의 의미를 탐색함으로써 감염병 환자간호를 담당하는 간호사의 업무 이해를 돕고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하여 간호시스템과 간호사 지지체계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연구목적은 다음과 같다.
•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이루어지는 간호의 의미를 파악하고 기술한다.
•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보람과 고충을 파악하고 기술한다.
•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가 간호사로서의 삶에 미치는 의미를 파악하고 기술한다.
본 연구에서는 반 매넌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질적연구방법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참여자 면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업무에 대한 현상지향, 현상학적 질문형성, 연구자의 선 이해와 가정을 살펴보면서 연구 현상의 본질에 집중하였다. 실존적 조사를 위하여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에 대한 어원 추척, 감염병 간호와 관련한 현상학적 문헌고찰, 문학작품 및 보도 자료에서의 진술, 연구자 자신의 경험, 그리고 연구참여자 면담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여 기술하였다. 실존적 조사를 통해 수집한 자료에 근거하여 현상을 특징짓는 주제를 분석하고 이러한 분석을 통해 본질적 주제의 결정 및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을 수행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을 통해 드러난 의미를 중심으로 경험의 실존적인 구조들에 대한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를 하였다.
살아있는 경험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으로 연구자의 지향점과 관심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주목하고 생생한 경험을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상의 의미를 파악할 때까지 연구자는 연구 현상에 대한 자신의 선이해, 추측, 가정 등을 밝혀 이러한 선이해가 면담이나 결과분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자신의 편견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한다.
연구자는 30년 넘는 시간을 임상 현장에서 환자 간호에 몸담아 오면서 동료 간호사들이 결핵 환자를 간호하고 때로는 AIDS 환자의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불안감을 뒤로한 채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자동적인 몸의 반응들을 보아 왔다. 근무가 끝난 후, 그 당시에는 찝찝함은 잠시이고 환자 상태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간호사들의 회고를 들으면서 간호사들의 최우선은 언제나 환자의 회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코로나19 검사물 채취업무를 처음으로 접했을 당시 임상 현장에서는 ‘검사물 채취가 의사의 몫이냐? 간호사 업무이지 않나? 임상병리사 몫이다.’라는 업무시스템의 혼선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시 간호부서장인 연구자는 모두의 두려움에 획을 그어야 한다는 결심으로 생애 처음으로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첫 번째 코로나 의심 환자의 검체를 채취했다. 용기를 내어 시도는 했지만 대상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난 뒤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다행히 결과는 음성이었고 안도감과 간호사로서의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연구자는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업무 현장은 평소의 간호 상황과는 달리 전염력이 높은 신종 호흡기 감염병의 위험이 깔려있는 환경이므로 이 곳에서의 업무를 통해 간호사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간호에 대한 어떤 인식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다.
본 연구자는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간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업무에 참여하여 체험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것이 간호의 의미와 간호사로서의 삶에 주는 의미와 본질이 무엇인가’로 연구 질문을 형성하였다.
본 연구자들은 간호사의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업무에 대한 현상학적 괄호치기를 위해 연구참여자들의 체험에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 업무에 대한 경험, 사전 지식, 다양한 정보들을 파악하고 반성함으로써 선별진료소 업무의 의미에 집중하였다. 선별진료소 업무에 대한 연구자들의 선 이해는 다음과 같다.
•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에서 간호사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 후 간호사들은 간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자료는 연구참여자의 살아있는 경험에 대한 진술, 연구자의 경험, 어원의 추적, 관용구의 추적, 문학작품과 보도자료 등에서 수집하였다.
드라이브스루(drive-thru)는 주차하지 않고도 손님이 상품을 사들이도록 하는 상업적인 서비스의 하나이다. 이러한 형태는 1930년대에 미국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냈으나[19] 차츰 다른 나라로 퍼져나갔다. 한국은 1992년 맥도날드를 통해 부산 해운대점에서 최초의 드라이브스루가 등장하게 되었다.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가 2020년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2020년 2월 23일, 한국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검사 방법으로 드라이브스루를 개발했다. 차에 탄 채로 동선을 따라 접수부터 문진, 체온 측정, 코와 입에서 검체 채취, 소독 등을 마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십분. 일반 선별진료소의 세 배에 달하는 시간당 6건을 처리할 수 있다. 신천지 사태로 검진 대상자가 폭증하자 진료와 차량의 결합을 고안했고 칠곡경북대병원이 처음 드라이브스루를 설치했으며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소는 CNN, AFP 등 세계 주요 언론이 ‘혁신적 아이디어’라고 극찬했고 미국, 영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벤치마킹했다[19].
「간호사 나는 사람입니다」[20]라는 에세이에서 저자는 간호사 그 아름답고도 슬픈 직업에 대하여 중에서 메르스 감염 환자를 간호하면서 감염병으로부터 그들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심정을 이렇게 독백하고 있다.
“가겠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서 있는 제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메르스가 내 환자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맨머리를 들이밀고 싸우겠습니다. 더 악착같이, 더 처절하게 저승사자를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알베르트 까뮈의 소설 「페스트」[21]에서는 흑사병으로 인해 폐쇄된 오랑 시에 고립되어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언덕 위에 나선형 계단식으로 건설되어 바다와는 거의 등지고 있는 이 도시를 우울한 혼수상태가 지배하고 있었다. 개흙을 바른 기다란 벽의 한복판에서, 먼지 낀 진열장이 늘어선 거리 거리에서, 더러운 황색의 전차 안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하늘 아래 감금당한 죄수 같은 느낌을 받았다.’
대구 코로나 병동 간호사의 현장 일기[22]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왔던 대구시의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간호하면서 부딪치는 두려움과 보호복 착용으로 인한 신체적 불편함을 극복하면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하려는 간호사의 투철한 소명의식을 볼 수 있다.
‘새로운 환자가 올 때 내 부주의로 내가 감염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게 될까 무척 긴장했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 두려움보다 보호구 착용의 답답함으로 인해 자꾸 시계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소명을 띤 직업인이고 굳은 의지와 원칙을.. (중략) 무사히 소임을 다하리라고 오늘도 다짐한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한 간호사가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에 대항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샨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삭발하게 됐다고 했다. “나의 시간들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사용되어야 한다. 보호복을 착용하고 벗을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23]는 샨의 말은 자신을 불태워 환자를 간호하려는 간호사의 정신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본 연구자가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와 관련하여 떠오르는 개인적인 경험은 처음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연구자가 근무했던 병원의 응급실과 외래의 풍경들이다. 당시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있었음에도 환자와 보호자들은 최대한 자기가 먼저 검사를 받고 빠른 결과를 달라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 때문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양성 진단이 되면 소아 환아의 보호자들은 환아의 조그만 칭얼거림에도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호소했었다. 하물며 지금 코로나 19는 강한 전염력과 치료제 개발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타 병원에 파견되고 또한 실외의 선별진료소 환경에 적응하면서 근무해야 하는 간호사들의 스트레스와 불안은 얼마나 클까? 아무도 선별진료소에 안가려고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수선생님은 나이도 많으신데 병나면 안 되잖아요. 제가 갈께요.’라며 선뜻 지원해준 일반간호사들의 용기와 단결심을 보면서 ‘어려울수록 간호사들은 그 근성이 힘을 발하는구나. 간호사는 역시 간호사다.’라고 느꼈다. 또한 누군가의 귀한 딸, 아들들이 이 천막 하나에 의지해서 일할 때 간호사들은 무엇을 경험하며 이들 삶의 어디쯤에서 무엇을 기억에 떠올릴까? 그리고 그들이 바라본 미래의 간호 환경은 어떠할까? 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이들이 체험하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업무의 의미와 본질에 대하여 연구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연구참여자는 코로나19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지역 중의 한 도시인 P 시의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2주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4개 종합병원의 간호사가 대상이며 연구의 취지와 목적을 듣고 참여에 동의하는 자로 의도 표집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일차적으로 각 기관의 부서장을 통해 추천받았고, 차후 연구참여자에게서도 추천받았으며 연구자와 사전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는 병동 근무 수간호사 4명, 병동 근무 일반간호사 2명, 감염관리실 전담 간호사 2명으로 총 8명이었다.
자료수집을 위한 면담은 2020년 6월부터 자료가 포화되는 시점인 8월까지 연구참여자와의 개별 심층 면담을 시행하였다. 개별 심층 면담을 시행한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포커스 그룹 면담에 비해 안전성 확보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심층 면담은 개인별로 평균 2~3회 시행하였으며 1회당 면담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면담일시 및 장소는 참여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사생활이 최대한 유지되면서 조용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면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별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커피숍과 연구자의 연구실에서 진행하였다. 면담 시에는 연구자 2명이 참여하여 면담을 이끌었고 참여자의 사전 동의하에 녹음 및 메모를 하였다. 면담이 종료된 후에는 연구자들이 면담 중 중요하다고 생각한 진술이나 요점에 대한 현장 노트를 발표함으로써 연구참여자의 말을 적절히 이해하였는지 확인하였다.
면담에서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의 경험이 간호사로서의 생활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습니까?”,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와 같은 개방적이고 비구조화된 질문으로 시작하여 연구참여자의 진술에서 연구목적과 관련되는 핵심 단어를 파악하여 심층적인 면담으로 지속해 나갔다. 면담 도중에는 진술 시 연구참여자의 표정, 말투, 제스처 등을 관찰하여 기록하였다.
이외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및 이에 대한 간호사들의 활동에 대한 실존적 탐구를 위하여 어원 추적, 현상학적 문헌 고찰, 문학작품과 보도 자료 속에 나타난 경험 등을 파악하였다.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이기 위하여 Lincoln과 Guba (1985)[24]가 제시한 사실적 가치, 적합성, 일관성, 중립성의 평가 기준을 따랐다.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면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연구목적을 상세하게 설명하여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잘 표현하도록 하였으며 면담 도중에도 참여자들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 도중 모호한 진술에 대해서는 연구참여자에게 다시 질문하여 진술의 의미를 확인하였으며, 도출된 의미와 주제를 연구참여자에게 말해주어 연구참여자의 의도와 일치하는지 확인하였다. 적합성을 높이기 위하여 각 참여자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서 더 이상 새로운 주제가 도출되지 않을 때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일관성 확보를 위해 일차적으로 연구자 간 분석과 논의를 하고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 교수 1인에게 의뢰하여 연구자 간의 분석결과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쳤다. 자료의 중립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면담시작 전에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에 대한 연구자 간의 선 이해와 가정에 대한 토의를 하여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본 연구는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승인 번호 P01-202009-22-019)을 받아 시행하였다. 연구참여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고 자발적인 참여 동의를 받은 후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연구참여자에게 면담 도중 언제라도 연구참여를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면담내용은 연구목적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익명으로 처리될 것임을 약속하였으며 이상의 내용을 서면화된 동의서로 작성하였다.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 단계는 현상을 특징짓는 주제를 분석하고 이러한 분석을 통해 본질적 주제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본 연구에서 현상의 본질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주제 분석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수행되었다. 우선 녹음한 내용을 여러 차례 들으면서 필사한 후 기술된 내용을 줄 단위 분석을 통해 의미있는 진술을 분리시켰다. 텍스트 분리 과정에서는 연구자들이 각자 읽고 밑줄 친 내용을 비교하고 토의하면서 주제와 관계가 먼 문장은 삭제하였다. 다음으로 분리된 진술을 연구자들이 함께 읽으면서 참여자의 생각이나 느낌에 맞추어 주제로 명명하고 도출된 주제를 본질적 주제로 분류하였다. 최종적으로 연구현상에 대한 어원 추척, 현상학적 문헌 고찰, 문학작품 및 보도자료, 연구자의 경험에서 파악된 내용과 면담자료로부터 도출된 주제를 비교, 검토하면서 주제 분석에 고려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 간호사의 경험에 대한 진술에서 13개의 의미 있는 주제로부터 5개의 본질적 주제를 도출하였다(Table 1).
Table 1
Essence of the Experience of Nurses Working at the Drive-Thru COVID 19 Screening Clinic
수간호사로서 선별진료소 업무에 지원한 참여자들은 간호사들이 선별진료소 근무를 부담스러워하자 수간호사의 책임감으로 기꺼이 선별진료소 근무를 지원하였다.
다 안 간다니 연차 낮은 애들 보고 너희가 자원을 하면 어떻겠노. 누구보고 가라고 할 수는 없으니깐, 아무도 대답도 안 하고 이러면서 분위기가 수간호사가 가야 한다. 이러니 가야 한다는 것에서는 그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거기서 어떻게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 좀...
참여자들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진정으로 대상자를 위해 간호사다운 일을 하고자 했으며 자신에게 닥칠 위험보다는 간호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서로의 모습에서 힘과 용기를 얻게 되었다.
응급실에서 열나고 호흡기 증상이 있어서 검사를 받고 싶어 하는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면서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대구에서는 간호사들이 방호복을 입고 땀 흘리면서 일하는 모습을 보니깐 나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습니다. 당연히 간호사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요.
방호복이 풍족하지 않은 여건 속에서 참여자들은 하루에 한벌의 방호복으로 근무하였다. 방호복을 내리는 과정에서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대, 소변을 참아가면서 근무하였다.
생리현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 방호복 자체가 모자라거든요. 그래서 내가 한 번 벗고 중간에 화장실에 가게 되면 하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제 다른 사람들이 올때도 한 벌 더 입어야 되기 때문에 내가 좀 참으면 그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참는 거거든요.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선별진료소 업무는 천막으로 만들어진 실외 공간에서 일을 하다 보니 참여자들은 더운 날씨와 추운 날씨, 비바람에 노출되어 신체적 불편함을 감수하며 일을 해야만 했다.
드라이브스루에서 비가 오면 발이 젖어요. 덧신이 방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요. 덧신 안으로 물이 차서 양말이 다젖었어요. 철벅 철벅, 막 다 젖어가지고. 저희는 휴식시간에만 벗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젖은 양말 그대로 해서 걸어 다녔어요. 그리고 어떤 날은 너무 덥고, 더워서 좀 가볍게 입고 가면 너무 춥고 추워서 덜덜 떨고, 실외에서 근무하다 보니.....
방호복을 갈아입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참여자들은 근무시간 이외에는 무조건 소변을 비워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렸고 N95 마스크 착용의 압박으로 인해 마스크 안의 콧물을 마시고 중이염 증상을 경험하였다. 뿐만 아니라 선별진료소 근무 후 하혈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고충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방호복 때문에 화장실 못 간다 생각하니 안 마려워도 끝나면 일단 화장실 가서 비우고 와야 마음이 편해요. 오프 날 집에 있으니까 왠지 자꾸 방광을 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더라구요. 마렵지도 않은데 화장실 가야 할거 같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외상 후 스트레스가 생길 것 같아요.
방호복을 입고 있으니까 콧물이 그렇게 나더라구요. 근데 코를 풀 수가 없으니 어느 순간 내가 내 콧물을 먹고 있더라구요. 선별진료소 끝나고 나와서 중이염 걸린 거 같았어요. 마스크 안에 습기가 차서 그런지 콧물이 그렇게 많이 나더라구요.
생리가 있어 화장실도 못가니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근무 삼 주 후 출근하자마자 갑자기 하혈을 해서 산부인과도 다녀왔는데 지금도 하혈하고 있으니 슬퍼요. 괜히 갔나 싶어서.....
참여자들은 자신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보다는 자신으로 인해 가족이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질병을 전파 시킬수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항상 긴장 속에서 일을 하였다.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의심 환자의 채취물을 따다 나도 모르게 노출이 되었는데 의심 환자가 코로나 양성이 나온다면, 그걸로 내가 다른 사람들을 감염에 노출 시키는 것은 아닐까? 라고 나 스스로 감염자가 되지 않게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어요.
참여자들은 단지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검사를 하러 오는 대상자나 주변인, 심지어 가족들조차도 자신을 피하는 상황에 부딪치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였다.
저는 친정도 있고 시댁도 있는데 사람들이 다 무서워하더라구요. 거기 가면 옮는 것 아니냐. 그 런게 서러운 것 같아요. 남편 직장에서도 와이프가 이쪽에 간다고 하니깐 거리를 둔다 하더라구요. 말을 안 하려 한다고, 언제쯤 끝나냐고 계속 물어본데요. 우리는 방호복을 입고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얘기해주는데 사람들은 그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두려운 존재...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면서 참여자들의 일상생활은 모두가 선별진료소 업무에 맞게 조절되었다. 특히 대, 소변을 참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서 물과 음식을 최대한 줄이고 커피까지 끊고 일하였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물을 먹었어요. 먹고 나서 들어갔는데 진짜 두 시간 전부터 마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후로는 항상 비타민씨 하나 먹고 아무것도 안 먹어요... (중략) 나이트 갈 때는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니깐 열두 시 전까지는 먹고 열두 시 이후로는 안 먹고 그랬어요.
참여자들은 자신으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변에 옮길 것에 대한 예방으로 선별진료소 근무를 하는 동안 스스로 가족들과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자녀들도 학원에 보내지 않는 철저한 관리를 하였다.
사람 만나는 것도 일절 안 하고 아이들 학원도 안 보내고. 혹시나 나 때문에 우리 애들이 어떻게 될까 싶은 마음이 생기고 학원 애들에게도 문제 생길까 봐. 혹시나 나로인해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 될까 가족들도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자가격리를 시켰습니다. 선별진료소 갔다 온 첫날은 밥도 혼자 내 방에 격리돼서 혼자 먹었어요.
선별진료소 근무의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 속에서도 참여자들은 함께 일하는 의사, 간호사, 공무원, 미화 요원들과 팀을 이루어 서로가 배려하고 도와주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일할 수 있었다. 특히 의사와의 관계가 상호협력적으로 이루어진 점도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하였다.
오더를 내고 수행하고 하는 기존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협력적으로 서로가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며 또 방호복을 입고 벗으면서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에서 우리가 든든한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진료에만 전념 할 수 있게 화장실과 휴게실 청소, 짐정리, 뒷정리 등을 묵묵히 해 주신 공무원들도 있어서 분위기는 서먹하지 않고 화기애애했습니다.
참여자들은 가족과 주민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으면서 힘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보람과 감사함을 느꼈다. 이러한 격려가 선별진료소 간호사들을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었다.
과일 하나하나 손질해서 보내주는 중학생, 칭찬 스티커 받은 걸로 일회용 생필품을 사서 보내 준 꼬맹이, 엄마와 함께 직접 쿠키를 만들어준 사남매, 간식으로 먹으라고 구운 계란 보내 주신 할머니, 본인들도 힘들 텐데 라면이랑 간식 보내준 자영업자분들과 택배 기사님들, 그리고 항상 응원의 편지도 함께 보내주시는데 그 편지를 읽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볼 때마다 뭉클하고 감사해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매번 다잡게 만들어 줍니다.
참여자들은 병원에서 환자를 간호하던 일상에서 탈피하여 재난 상황에서도 자신의 손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간호의 영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은 간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도전이 되었다.
이제껏 하지 못했던 다른 일을 하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니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찾은 것 같아요. 무조건 환자를 간호하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어요.
참여자들은 선별진료소 근무를 통하여 재난 상황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자신이 간호사이기에 할 수 있고, 그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호사로서 일하면서 이렇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고 하였다.
만약에 전쟁이 났더라면 우리가 총을 메고 전쟁터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전쟁이 났을 때 나이팅게일이 야전 병원을 이루어서 환자들 간호하는 것과 똑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자그마한 전쟁에 나가서 도울 수 있다는 이 직업을 나는 간호사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연구결과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에서 간호사들이 경험한 간호업무의 의미는 어려운 근무상황을 극복해가면서 서로에 대한 배려, 동료애가 더욱 강해짐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두려웠지만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간호사로서의 뿌듯함을 느끼면서 간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도전 의식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본 연구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글쓰기는 이상과 같이 연구참여자들의 체험 속에 나타난 선별진료소에서의 간호의 의미를 고충과 열정, 보람의 시간 속에서 그려보고자 한다.
꽃샘추위의 칼바람이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삼, 사월,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불과 한, 두 달만에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었다. 병원 앞마당에 하얀 천막으로 지어진 선별진료소 안으로 N95 마스크와 모자, 방호복에 일회용 AP 가운을 입은 간호사들이 출근한다. 그들은 선별진료소 근무를 부담스러워하는 일반간호사들을 대신하여 수간호사로서의 책임감을 안고 앞장서서 방호복을 입었다. 또한 ‘바이러스와의 소리 없는 전쟁에 간호사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하겠어요.’라며 웃음 띤 얼굴로 씩씩하게 선별진료소 안으로 들어선다. 방호복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말들이 난무하여 ‘내 뒤에 오는 동료 간호사가 방호복이 모자라서 못 입으면 어쩌지.’ 하는 염려로, 또한 소변보기 위해 한 번이라도 방호복을 벗으면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기 때문에 물과 음식은 최소한으로 먹고 허기만 면했다.
그렇게 참여자들은 선별진료소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해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채 채취를 위해 대상자의 코와 입안을 들여다보면서 긴장과 두려움으로 인해 등줄기로 땀이 타고 흘러내렸다. 목이 말라도 물조차 제대로 마실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방호복을 완전히 벗기 전까지는 화장실에 갈 수가 없었다. 후끈한 마스크 안으로 자신의 콧물이 흘러 입과 코로 들어가고 숨 가쁨이 가슴을 조여 왔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묵묵히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서 그런 두려움보다 보호구 착용의 답답함으로 인해 자꾸 시계를 보게 되었다’라는 대구 코로나 병동 간호사의 현장 일기에서도 표현되고 있다. 천막 하나에 의지한 실외 공간에서 낮에는 너무 더워 얼굴과 전신으로 땀이 흐르고 밤에는 추워서 덜덜 떨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덧신과 양말이 비에 젖은 채로 물 위를 철벅 철벅 걸어 다녔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앞으로 자동차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그때마다 간호사들은 대상자들의 검체를 수집한다. 아프다고 짜증을 내고, 의료시스템에 대한 화풀이를 하고, 자신의 소속과 동선을 숨기는 사람들이 있고 간호사와 접촉하는 것을 꺼려하는 몸짓을 보이는 대상자들도 있다. 그러나 간호사의 보람과 희망은 언제나 대상자의 격려와 응원 속에서 피어난다. ‘힘든 일을 한다고 말해주고 생필품과 라면, 간식을 보내주며 정성스레 준비한 과일, 계란, 쿠키와 격려의 편지를 받을 때면 힘들었던 몸 어디에선가 힘이 솟고 열심히 하고픈 마음이 솟구친다. 코로나19로 인한 이 어려운 시기를 우리는 함께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처음으로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간 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신의 몸에 묻어있을 것만 같은 찝찝함에 몸을 씻고 또 씻었다. 간호사로서의 몸은 자신의 몸인 동시에 대상자를 간호하는 몸, 가족과 이웃을 돌보는 몸이었다. 집에 돌아가서 혼자 식사하고 혼자 독방에서 잠을 자며 누구와도 만나지 않고 아이들을 학원에도 보내지 않았다. ‘나의 시간들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데 사용되어야 한다. 보호복을 착용하고 벗을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삭발한 중국 우한 간호사의 행동처럼 환자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간호사들의 열정은 국경을 초월해서도 하나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의료현장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다. 서로가 조심해야 할 뿐’이라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가볍게 오고 간다. 참여자들은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 가족과 이웃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쉬는 날에도 친지들에게 방문을 거절당했고 자주 놀러 오던 이웃들의 발걸음이 뚝 끊어졌다. 뿐만 아니라 남편의 직장 동료들이 선별진료소 간호사의 남편을 경계하고 거리를 두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람들의 불안한 일상은 알베르트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서도 ‘이 도시를 우울한 혼수상태가 지배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하늘 아래 감금당한 죄수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고 묘사되고 있다.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이 불편한 상황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여 참여자들은 자신이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숨겨야 했다. 엄마에게, 남편에게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자신이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개나리,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일상의 행복을 잊고 살았는데 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찾아오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대상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일이 익숙해지고 처음으로 선별진료소를 들어섰을 때의 긴장감과 두려움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조금이라도 감염에 노출될까 서로의 옷과 모자, 마스크, 신발을 챙겨주고 끝까지 방호복을 잘 입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매일 매일 정보를 함께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다른 팀원들이 행여나 힘들 새라 모두가 솔선수범한다.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우리는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동료라는 끈끈함이 참여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이제 우리 팀만 하고 나면 선별진료소 근무는 종료되겠지 라는 희망과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꼽아보지만 코로나19는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게 바로 총성 없는 전쟁터일까? 실제로 전쟁이 났다면 간호사인 우리들은 총을 메고 전쟁터에 나가지는 못할지언정 간호사 본연의 자세로 아픈 이들을 돌보아야 했을 텐데, 때로는 내 맘 같지만 않은 후배 간호사들을 보면서 안타깝고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 일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코로나19에 익숙해질 즈음에도 잊지 않고 보내오는 후원 품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우리를 잊지 않고 지켜보고 있구나. 라는 숙연함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본다. 이러한 간호사의 힘은 메르스 환자를 간호했던 간호사의 에세이에서 ‘가겠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 서 있는 제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메르스가 내 환자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맨머리를 들이밀고 싸우겠습니다.’라고 표현되고 있다.
선별진료소 근무에서의 또 다른 경험은 이 주일간의 근무가 끝난 후에도 지속되는 신체, 심리적 불편함이었다. 화장실에 가서 방광을 비워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렸으며 방호복과 마스크 착용의 후유증으로 머리와 귀가 아픈 날이 종종 있었다. 어떤 참여자의 경우에는 생리 기간에도 방호복을 입은 채 근무시간 내내 화장실을 다니지 못했던 고통과 근무 후에 찾아온 하혈로 인하여 우울해지기도 하고 선별진료소 근무를 지원했던 것이 후회스러울때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는 참여자들에게 간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보람을 찾는 시간이었다. 재난 상황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간호사이기에 할 수 있었고 방호복을 입은 엄마에게 하트를 날리며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 딸에게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선별진료소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나는 간호사다. 자랑스러운 대한의 간호사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아무런 준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선별진료소 근무였지만 참여자들은 또다시 이런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일은 결국은 내가 해야 될 일이다. 라고 말한다. 간호사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이 있었다는 새로운 발견을 하면서 참여자들은 보다 넓고 성숙한 내일을 꿈꾼다.
지금까지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사의 경험의 현상과 그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간호사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간호의 근본정신을 잊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자 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주변의 지지와 격려, 함께 함의 힘이 매우 소중한 의미였음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의료계의 대란속에서 간호사들의 근무 현장의 변화와 간호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근무 간호사들의 체험의 의미와 본질을 통해 발견하고자 시도하였다.
첫 번째 본질적 주제는 ‘간호사로서의 소명의식’으로 ‘수간호사로서의 책임감’과 ‘해야 될 일을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도출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간호사의 신종 감염병 환자 간호 의도는 직위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낸 선행연구[14, 25]의 결과와 유사하다. 즉, 일반간호사보다 책임간호사 혹은 수간호사 이상 직위에서 간호 의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본 연구결과에서도 수간호사로서의 책임감으로 선별진료소 근무를 지원한 참여자가 많았다. 이는 팀의 리더로서 팀원들의 기대와 요구를 외면할 수 없으며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하는 사회적인 압력에 의해 위험도가 높은 업무에 대한 간호 의도가 결정되어지는 조직의 문화를 나타낸다고 보여진다. 또한 선행연구에서[26] 신종감염병 환자 간호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자신이 그행위를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지각된 행위통제와 특정 행위의 수행 여부에 대해 주관적으로 인지하는 사회적 압력인 주관적 규범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나 본 연구결과의 주제인 ‘수간호사로서의 책임감’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참여자들 중 일부 일반간호사는 재난 상황에서 봉사한 경험이 간호사로서의 순수한 동기를 촉발시켰으며 감염전담 간호사의 경우에는 업무와 관련한 불안감이 없었으며 오히려 감염관리 실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서 선별진료소 업무에 지원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볼 때, 감염병 간호에 대한 간호사의 역량과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감염 관련 재난 상황에 대한 대처 및 감염병 환자 간호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 실무교육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본질적 주제는 ‘신체적, 심리적 스트레스’로 참여자들은 방호복 부족 및 보호 장구 착용으로 인한 생리적 현상의 억압과 이로 인해 근무가 끝난 후에도 신체적 후유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방호복 착용 및 보호장구 부족으로 인한 생리현상의 억압을 호소한 선행연구[2]의 결과와 유사하다. 또한 물품의 공급여부에 따라 메르스 환자 간호 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선행연구의 결과[14]에 비추어 볼 때, 감염관리 물품의 충분한 지원은 자발적인 간호 의도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간호사의 신체적 스트레스를 예방하여 질 높은 간호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실외 환경의 불편함’은 선별진료소라는 실외 공간에서 경험한 신체적 불편함으로 병동에서 이루어진 감염 환자 간호에 대한 선행연구의 결과와는 차이가 있는 주제이다. 향후 감염관리 차원에서 선별진료소 업무가 지속된다면 근무 환경의 개선을 통해 간호사에 대한 간호도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심리적 스트레스로는 메르스 환자 및 사스 환자를 간호했던 간호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 불면증, 우울증, 불안이 보고되었으며[4, 5, 27], 코로나19 감염으로 임시 폐쇄된 종합병원 간호사의 경험에서도 스트레스, 우울, 불안이 보고되었다[2]. 본 연구의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참여자들은 자신보다는 가족이나 주변에 감염시킬 것에 대한 불안감과 주변의 왜곡된 시선으로 인한 서운함이라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했던 것이 메르스나 사스 환자 간호에 대한 선행연구의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본 연구의 경우 접촉해야 하는 대상자가 아직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두려움보다는 근무 환경의 위험성과 주변인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한 낙인이 자신과 가족에게 미칠 사회적 소외에 더욱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간호가 아닌 코로나19 감염으로 폐쇄된 병원간호사의 경험에서도 주변의 왜곡된 시선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보고되어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사회적 편견이 더욱 강하게 표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사스에 대한 지식 및 이해가 넓어짐에 따라 사스 병동 간호사들의 부정적인 감정, 불면증과 불안이 감소하였고[27], 메르스 관련 교육을 받은 간호사의 감염병 환자 간호 의도가 높았던 연구결과[14, 7] 및 본 연구에서 감염전담 간호사의 경우 감염에 대한 불안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볼 때, 감염병에 대한 사전 지식이 감염병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간호사를 대상으로 감염관리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감염예방 교육 및 홍보도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본다.
세 번째 본질적 주제인 ‘선별진료소 업무에 맞추어진 일상생활’에서 참여자들은 가족들의 철저한 관리와 더불어 근무시간 외에는 스스로 자가격리 생활을 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후 병원 임시 폐쇄 기간 동안 근무한 간호사라는 사실만으로 가족이나 지인들도 사회적 고립이 발생하였다[2]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
네 번째 본질적 주제인 ‘바이러스와의 사투 속에 함께 함의 시간’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의 현장에서 참여자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으로 이는 사회적 지지가 신종 감염병 환자간호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된 선행연구[25]의 결과와 일치한다. 선행연구[25]에서 신종감염병 환자간호 의도를 높이는 사회적 지지는 가족지지, 동료지지, 상사지지 순으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 함께 일하는 의사, 간호사의 지지, 가족과 지역사회 주민들의 지지가 선별진료소 간호사들의 업무에 긍정적인 힘과 용기를 심어준 것으로 볼 때, 향후 감염병 간호현장의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섯 번째 본질적 주제인 ‘간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보람’은 위험과 도전 속에서 발견한 보람과 가치로서 선별진료소 업무가 감염관리 영역에서 간호사의 확대된 역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간호조직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상에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사의 경험은 감염위험성이 있는 환경에서 신체, 심리적 스트레스로 삶의 질이 저하되었으나 어떤 상황에서라도 돌봄을 행하는 간호의 본질을 깨달았고 간호에 대한 인식이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안전을 보장하고 신체, 심리적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도록 감염관리에 대한 지속적 교육, 원활한 물품 공급, 근무 환경 개선 및 사회적 지지체계 구성이 간호조직 및 행정시스템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일개 지역의 선별진료소 간호사를 대상으로 참여자를 선정하여 진행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보다 넓은 지역과 다양한 상황에 있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간호 및 간호지원 체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사의 체험의 의미를 탐색함으로써 향후 신종감염병 발생에 대비하여 간호시스템과 간호사 지지체계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선별진료소 근무에서의 신체, 심리적 어려움을 비롯한 일상생활의 변화와 같은 어려움이 있는 반면 간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보람을 느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연구결과 간호사들은 자신이 근무하던 곳을 떠나 선별진료소라는 낯선 환경과 실외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업무를 수행한 경험은 기존의 병원 환경에서 이루어진 감염병 환자 간호와는 차별성 있는 결과였다. 그리고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간호의 역할 확대와 확장된 간호영역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 및 연구 개발의 필요성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간호업무 개선을 위하여 간호인력 수급을 위한 인력풀 제도를 구축하고 재직간호사 및 유휴간호사를 대상으로 감염관리에 대한 이론과 실무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실외에서 이루어지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업무의 고충을 개선하기 위하여 실내 근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인력, 시간, 휴식 공간 등에 대한 탄력적 근무 환경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제언한다.
본 연구는 2020년 간호행정학회 연구정책과제 지원사업으로 진행하였음.
This work was support by Korean Academy of Nursing Administration Foundation Grant, 2020.